수안 스님의 선서화 시집. 출가 후 참선 수행만 해온 스님의 비뚤배뚤한 글씨와 엉성하게까지 보이는 그림 속엔 치열한 구도 열정이 담겨있다.

부처님, 관세음보살, 도반, 입재, 회향, 통도사 등 불가를 소재로 한 시에선 수행자로 살아온 스님의 모습을 엿볼 수 있고, 잡화장사 할아버지, 분을 바른 아주머니, 시골 농협 직원 등 평범한 이들을 소재로 한 시에선 따뜻하면서도 무심한 스님의 시선을 느낄 수 있다. 또 갯가 선창가 돌 틈에 난 다북쑥, 출입문 중간에 웅크린 작은 새, 떨어진 동백꽃 등 무심히 지나칠 수 있는 대상을 바라보는 시에선 스님의 스승이자 도반을 만날 수 있다.

읽다보면 어느새 스스로를 돌아보고,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이 소중한 것이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맑은나라맑은소리 | 1만 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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