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면홀로그램 기술을 이용한 국보 제42호 송광사 목조삼존불감 전시 콘텐츠. <사진=국립광주박물관>

호남지역 선찰(禪刹)들의 대표 성보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국립광주박물관(관장 송의정)은 10월 22일까지 특별전 ‘마음이 곧 부처〔卽心是佛〕’를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이번 특별전에는 보물 제956호 ‘곡성 태안사 청동대바라’를 비롯해 보물 7점과 도 지정 문화재 9점 등 모두 300여 점의 성보가 출품된다.

출품작 중 《신라국 무주 가지산 보림사 사적》은 주목할 만하다. 하버드대학교 옌칭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이 사적기는 국내에 처음 공개된다. 이 《사적》은 세조 3년(1457)에서 세조 10년(1464)년 사이에 제작된 것으로, 보존 상태가 매우 양호할 뿐만 아니라 현존 사적기 중 작성 시기가 이른 편이어서 눈길을 끈다. 국내에 남아있는 사적기는 대부분 조선 후기 것이다.

‘4면 홀로그램’과 ‘프로젝션 맵핑’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전시 콘텐츠도 눈여겨 볼만하다. ‘4면 홀로그램’은 물체 표면에 반사시킨 빛을 통해 4면에서 3D 입체영상을 보여주는 기술이고, ‘프로젝션 맵핑’은 대상물의 표면에 빛으로 이루어진 영상을 투사하여 변화를 줌으로써, 현실에 존재하는 대상이 다른 성격을 가진 것처럼 보이도록 하는 기술이다.

국립광주박물관은 이 두 기술을 활용해 국보 제42호 ‘순천 송광사 목조삼존불감’과 국보 제117호 ‘장흥 보림사 철조비로자나불좌상’을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꾸몄다. 철조비로자나불좌상의 경우 높이 280cm 실물 크기 그대로 구현했다.

특별전은 총 5부로 구성됐다.

프롤로그 ‘선(禪), 마음에서 마음으로〔以心傳心〕’에서는 여러 종류의 달마도와 선종 관련 전적을 만날 수 있다.

1부 ‘구산선문이 열리다’에서는 보물 제1871호 ‘동제염거화상탑지’ 등 당나라에 유학한 신라 승려들과 그들을 후원한 장보고 선단, 구산선문 개창과 관련된 성보를 소개한다.

2부 ‘호남지역, 구산선문의 중심에 서다’에서는 지름이 90cm가 넘는 ‘곡성 태안사 청동대바라’ 등 구산선문 중 호남지역에서 개창된 실상산문(남원 실상사)과 가지산문(장흥 보림사), 동리산문(곡성 태안사) 소장 성보들을 한 자리에 모았다.

3부 ‘선맥이 이어지다’에서는 전남 유형문화재 제28호 ‘고봉국사주자원불’ 등 호남지역 선사들의 자취를 살펴볼 수 있는 성보가 전시된다. 4부 ‘선과 차는 하나’에서는 차 문화에 관련된 유물과 초의 선사의 차 정신을 엿볼 수 있는 성보들을 선보인다.

국립광주박물관 관계자는 “신라 하대 구산선문 개창의 중심에 있었던 호남지역 산문의 성보를 한데 모아 처음으로 선보이는 자리”라며, “이번 특별전은 구산선문의 역사와 선맥의 계승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진귀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불교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