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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은 또 다른 적폐…동참해야”
다음 실시간 검색 1위…성금 820만여 원 모금
3차 촛불법회…1천여 대중 적폐청산 촛불 밝혀
2017년 08월 14일 (월) 13:39:18 이창윤 기자 budjn2009@gmail.com
   
▲ ‘조계종 적폐 청산’과 ‘자승 OUT’구호를 외치고 있는 촛불법회 동참대중들.

쏟아지는 빗방울도 조계종 적폐 청산과 총무원장 직선제 성취를 염원하는 불자들의 간절한 바람을 막지 못했다.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보신각 광장을 메운 불자들의 수는 2차 촛불법회 때보다 300여 명 늘어난 1,000여 명에 이르렀고, 촛불법회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동참자들이 십시일반 모은 성금은 820만여 원에 이르렀다.

전날 전국선원수좌회가 대구 서봉사에서 임시 대표자회의를 열어 전국승려대회를 열기로 한데 이어, 불교와 일반 시민사회 22개 단체가 이날 법회에 앞서 ‘조계종적폐청산시민연대’를 출범 시키는 등 조계종 적폐 청산과 직선제 성취를 염원하는 대중의 염원은 빠르게 촛불에서 횃불로 진화하는 모양새다.

청정승가공동체구현과종단개혁연석회의는 8월 10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종로 보신각 광장에서 ‘조계종 적폐 청산 제3차 촛불법회’를 봉행했다.

여성 2인조 다름아름의 공연으로 시작된 촛불법회는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보신각 촛불법회’를 검색하는 이벤트로 점점 달아올랐다. ‘보신각 촛불법회’는 한때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임지연 바른불교재가모임 상임대표의 사회로 진행된 법회는 여는 말씀과 연대의 말씀, 법문, 행진, 발원문 낭독, 정리 발언 순으로 이어졌다.

‘여는 말씀’에서 이도흠 정의평화불교연대 대표(한양대 교수)는 “침묵은 또 다른 적폐”라며 조계종 적폐 청산에 대중들이 적극 동참해 줄 것으로 요청했다.

이 대표는 “조계종단은 사실상 망했다”며, “자승 총무원장이 권력을 사사화해 종헌·종법을 무력화하고 정화시스템을 붕괴시켜 종단은 날이 갈수록 악취가 진동하고 수많은 불자들이 떠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침묵은 또 다른 적폐”라고 지적한 이 대표는 “안으로는 탐욕을 일소하고 밖으로는 청정 승가를 구현하는 운동에 모두가 함께 나서야 한다.”며, “임계점 이전까지는 어떤 운동이든 변화도 보이지 않고 암담한 법이지만, 임계점을 넘어서면 균열이 생기고 빛이 보이기 시작한다. 여기 모인 분들은 모두 임계점을 넘을 때까지 촛불법회에 함께 하고, 개근하겠다고 맹세하자”고 호소했다.

이어 총장 선거에 종단이 개입할 수 있도록 도운 이사장과 논문 표절 의혹이 인 총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50일 간 단식한 김건중 전 동국대 부총학생회장이 단상에 올라 ‘여는 말씀’을 이어갔다.

김 전 부총학생회장은 “동국대학교 학생들은 2014년 겨울부터 지금까지 학교 당국과 조계종단과 싸우고 있다.”며, “학내 구성원인 교수와 교직원, 학생들의 의사는 안중에도 없이 총무원장이 독단적으로 동국대 총장을 누가 맡을 것인지 결정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 전 부총학생회장은 “동국대는 학교 구성원 모두의 것”이라며 “동국대를 사유화하고, 총장 선거에 개입한 자승 총무원장은 이 사태에 책임지고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 부총학생회장은 “조계종단에 제대로 된 분들이 오셔서 학내 구성원들의 의사가 학교 운영에 반영될 수 있도록 근본적으로 제도를 개선해야 동국대가 정상화될 수 있다”며, “여러분들의 관심과 지지, 연대가 필요하다. 학생들을 응원해 달라”고 호소했다.

   
▲ 법문할 전국선원수좌회 의장 월암 스님에게 삼배를 올리고 있는 대안 스님과 김형남 참여불교재가연대 대표.

   
▲ 전국선원수좌회 의장 월암 스님이 법문하고 있다.

   
▲ 촛불을 들어 환호하고 있는 촛불법회 동참대중들.

   
▲ 조계사 일주문 앞에 멈춰 서서 자승 총무원장 퇴진 구호를 외치고 있는 불자들.

   
▲ 전 실천불교전국승가회 의장 효림 스님(세종 경원사 주지)이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조계종 선거법 개폐를 요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재가불자들의 조계사 앞 1인 시위의 불을 지핀 문영숙 불자가 자승 총무원장 퇴진과 직선제 실현을 요구하는 손피켓을 들고 있다.


‘연대의 말씀’을 한 곽노현 전 서울시 교육감에 이어 단상에 오른 전국선원수좌회 의장 월암 스님은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는 도종환 시인(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시 ‘흔들리며 피는 꽃’을 인용해 법문을 시작했다.

스님은 “우리 종단과 한국불교가 흔들리고 있다”며, “흔들리고 적셔지는 가운데 우리는 분명히 한 송이 연꽃을 피우기를 다짐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님은 이어 “보조 선사는 <권수정혜결사문>에서 ‘땅에서 넘어진 자 땅을 짚고 일어서라’고 하셨다”며, “우리 불교는 땅에 쓰러졌다. 우리 다시 함께 땅을 짚고 일어서자”고 호소했다.

스님은 이어 “(조계종에 적폐가 쌓인 데에는) 눈 푸른 수행자라고 말하는 수좌들의 책임이 가장 크다.”며, “성철·청담 선사는 ‘봉암사결사’를 통해 ‘부처님 법대로 살자’고 했다. 그렇기에 부처님 법대로 살려고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스님은 또 “총무원 집행부의 아홉 가지 적폐 말고도 두 가지 적폐가 더 있다”며, 당동벌이(黨同伐異)와 총무원이 미래불교의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당돌벌이는 같은 편은 봐주고 다른 편은 찍어내는 것을 말한다. 스님은 “당동벌이로 일부 권승이 권력을 독점하고 권력카르텔 만들어 자기들만의 잔치를 하는 것이 적폐”라고 지적했다. 이어 “4차 산업혁명시대로 넘어가는 절체절명의 시대에 총무원이 미래불교의 초석을 다지지도 못하고, 비전을 제시하지도 못하는 것 또한 큰 적폐”라고 주장했다.

스님은 끝으로 “허물 있는 사람은 무문관에 들어가 참회하며 수행하던지 옷을 갈아입고 가정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이 자리 온 선지식들도 참회와 수행하는 마음으로 조계종 적폐를 청산하고 나아가 한국불교를 살리는 새로운 불교로 나가자.”고 당부했다.

월암 스님의 법문에 이어 동참대중은 조계사 앞을 지나는 우정국로를 따라 안국동 네거리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거리 행진을 시작했다.

김명희 명진스님과함께하는노동자모임 대표가 탑승한 방송차량이 선두에서 행렬을 인도했고, 촛불법회 현수막을 앞세운 스님 50여 명과 용주사신도비대위 풍물패가 뒤를 이었다.

조계사 앞에 다다른 동참대중들은 ‘조계종 적폐 청산’과 ‘자승 퇴진’을 연호했다. 2개 중대 병력의 경찰이 조계사 출입구를 막아선 가운데, 효림 스님(실천불교전국승가회 전 의장, 세종 경원사 주지)이 일주문 앞에서 ‘조계종 선거법’을 상징하는 상자를 불태우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자승 총무원장이 노골적으로 선거에 개입하고, 중앙선관위가 사전 선거운동에 이중 잣대를 적용한 하는 것을 질타하는 퍼포먼스였다.

보신각 광장으로 돌아온 동참자들은 도윤 스님(실천불교전국승가회)가 대표 낭독한 발원문을 통해 “오늘 저희가 함께 들어 올린 이 작은 촛불이 이 땅에 뿌리 내린 부정과 부패를 모두 태워, 따뜻하고 청빈한 공동체를 만드는데 일조하게 하소서”라고 발원했다.

마무리 발언을 한 일문 스님(실천불교전국승가회 대표)은 “94년 종도들의 열망을 모아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했는데 자승 총무원장 임기 몇 년 만에 붕괴됐다”고 비판했다. 스님은 “종단 시스템 붕괴 결과는 재가자 앞에 얼굴 들기 부끄러운 내용들”이라며, “청정한 승가공동체로 다시 나기 위해서는 바로 잡아야 하기 때문에 이 자리에 나왔다. 전국승려대회 일정이 결정되면 주위 분들과 함께 오셔서 종단을 바로 세우는 제2의 종단개혁 불사에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다음 촛불법회는 8월 17일 오후 6시 30분 보신각 광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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