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를 일러 ‘불신(不信)의 시대’라고 한다. 나와 남을 가르는 분별심(分別心)이 사회와 이웃에 대해 쉽게 믿음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나’를 중심으로 한 개인주의는 가족도 믿지 못하는 불신을 키우고 있다.

이에 대해 부처님은 《대집법문경(大集法門經)》에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고 있다.

“무릇 수행자는 자심(慈心)을 닦아 진심(瞋心)을 제거하며, 비심(悲心)을 닦아 해심(害心)을 제거하며, 희심(喜心)을 닦아 불희심(不喜心)을 제거하며, 사심(捨心)을 닦아 탐심(貪心)을 제거하며, 무상심(無相心)을 닦아 취상심(取相心)을 제거하며, 결정심(決定心)을 닦아 의혹심(疑惑心)을 제거해야 한다.”

불교에선 의혹심의 반대말이 결정심(決定心)이다. 결정심은 의심하는 마음을 내지 않고 정법(正法=진리)을 확고히 믿겠다는 의지다. 그래서 결정심은 불자가 갖춰야 할 신행조건의 하나로 열거되고 있다. 정법에 대해 의심하고 믿지 못한다면 실천행이 뒤따를 수 없을뿐더러 삼보에 대한 예경(禮敬)을 기대하기 어렵다.

《성실론(成實論)》에서도 “법을 의심하면 배움을 얻지 못하고, 스승을 의심하면 능히 공경하고 순종하지 않으며, 자신을 의심하면 배울 때가 없다. 이러한 세 가지 의심을 일으키면 도(道)에 장애가 되는 근본이다.”고 했다.

따라서 의심을 낸다는 것은 어리석은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의심을 내지 않는 것을 일러 불생의혹(不生疑惑)이라 한다. 《약사경(藥師經)》에서 부처님은 아난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 모든 유정들이 만일 세존이신 약사유리광여래의 명호를 듣고서, 지극한 마음으로 받아 지니고 의심하는 마음을 내지 않는다면 악취(惡趣)에 태어나는 일은 있을 수 없느니라.”

곧 ‘불생의혹’한다면 악취에 떨어지는 일이 결단코 없거니와 모든 공덕을 누리게 된다는 가르침이다. 결정심을 닦는 일이야말로 인생사의 매우 중요한 덕목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법진 스님 | 본지 발행인·재단법인 선학원 이사장

저작권자 © 불교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