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여 년만에 환수된 대구 동화사 염불암 지장시왕도.

1988년 도난당한 뒤 미국으로 불법 반출됐던 대구 동화사 염불암 지장시왕도가 돌아왔다.

조계종 총무원은 지난 20일 오후 2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동화사 염불암 지장시왕도 반환식’을 봉행했다. 이날 반환식에는 마이클 고반 관장, 스티븐 리틀 아시아부장, 버지니아 문 한국미술실 학예사 등 그동안 지장시왕도를 소장하고 있던 LA카운티박물관(LACMA, 이하 라크마)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날 반환된 지장시왕도는 가로 141cm, 세로 122cm 크기로, 헌종 7년(1841) 동봉 법준 스님 등 화승이 그린 불화다. 이 지장시왕도는 조선 후기 지장시왕도 화풍의 전환점이 된 작품으로 평가된다. 일렬로 배치된 시왕이 지장보살을 바라보고 있는 일반적 도상과 달리 이 지장시왕도의 시왕들은 무엇인가 논의하는 듯 다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명부를 현실 세계에 가깝게 표현한 것도 특징이다.

라크마가 지장시왕도를 소장하고 있다는 사실은 2014년 국립문화재연구소가 라크마의 한국문화재를 조사하면서 알려졌다. 조계종은 1999년 발간한 《불교문화재 도난 백서》에 지장시왕도가 수록돼 있는 것을 확인하고 이듬해 라크마에 돌려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라크마 이사회는 지난 해 10월 열린 이사회에서 반환할 것을 결의했다. 라크마는 20여 년 전 한국미술품을 구매할 때 다른 작품과 함께 지장시왕도를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화사는 21일 지장시왕도를 성보박물관으로 이운했다. 동화사는 안정화 작업을 거친 후 제자리에 봉안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불교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