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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네팔 서부 힌두교 악습 ‘차우파디’를 아시나요?
2017년 07월 24일 (월) 12:02:43 하도겸 dogyeom.ha@gmail.com
   
▲ 네팔 산골 오지마을의 소녀. <사진=나마스떼코리아>

지난 7일 네팔 서부 다일레크 지역에서 여성을 생리 기간 가족과 격리하는 '차우파디(Chaupadi·불경한 존재)' 관습 때문에 외양간에서 잠을 자던 18세 여성 툴라시 샤히가 이 독사에 물려 숨졌다. 독사에게 물렸는데도 무당을 찾아가다 골든타임을 놓쳐 사망했다. 지난 5월에도 10대 소녀가 헛간에서 자다 독사에 물려 사망했고 지난해 12월에는 헛간에서 자던 15세 소녀 로샤니 티루와가 추위를 이기고자 불을 피웠다가 연기에 질식해 숨지는 등 차우파디 때문에 해마다 20여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팔 서부 특히 극서부와 일부 중서 지역에는 생리 기간 동안 여성에게 부엌 등의 출입을 금지하고 집 밖에 있는 창문이 없는 외양간이나 흙집, 움막, 또는 창고 등에서 자게 하는 차우파디 악습이 여전히 지켜지고 있다. 창문이나 환기구가 없기에 질식사에 노출되는 이 움막에는 많게는 10여명의 여성이 질병이나 짐승의 공격에 노출된 채 좁은 공간에서 기거해야 한다. 생리 중인 여성뿐만 아니라 갓 아기를 낳은 산모조차도 차우파디로 보고 격리하기도 한다. 이는 월경혈이나 출산혈이 재앙과 불운을 몰고 온다고 믿는 힌두교 악습 때문이다.

격리된 여성들은 목욕이나 화장실 사용도 할 수 없으며, 자신의 집에 들어가거나 다른 사람들과 접촉하는 것도 거부된다. 사람뿐만 아니라, 채소, 과일, 소, 유제품 등에 접근이 금지된다. 수도꼭지나 우물 등 식수에 대한 접근도 제한적이다. 만지면 오염이 되고 그러면 신이 분노해서 불운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이 기간 중에는 평소 같은 식사도 할 수 없다. 가축의 배설물 옆에서 잠을 자는 등 비위생적인 환경 때문에 질병에 걸리거나 뱀, 자칼 등 동물의 공격을 받아 죽는 경우도 대부분이다. 또한 집밖에서 구덩이 파기, 땔감 모으기 가축 풀 먹이기 등 힘든 노동도 해야 한다. 정말 천민 노예가 되는 순간이다.

2005년 5월 네팔 대법원이 차우파디를 불법으로 판결하고 2008년에는 네팔 행정부 가운데 여성아동사회복지부가 철폐를 위한 지침도 발표했다. 특히 네팔 총리실에서는 지난해 차우파디가 악습임을 알리는 캠페인을 제안하기도 했다. 차우파디가 횡행하는 서부 아참지역에서는 지난달 28일 치러진 지방선거에 출마한 여성 후보자 다수가 차우파디와 같은 성차별 관습에 맞서 싸우기 위해서는 여성들을 교육시켜 자립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고교까지 여성교육 의무화를 약속하기도 했다.

   
▲ 네팔 여학생과 함께 한 오은정 대원. <사진=나마스떼코리아>
하지만 아참, 도티, 바주라 지구 등 서부 세티 주에서 여전히 행해지고 있다. 미국 국무부 인권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기준으로 15∼49세 네팔 여성 19%가 차우파디를 겪었으며, 중부와 서부 등 일부 지역에서는 이 비율이 5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참 여성 가운데 70% 이상이 여전히 차우파디를 당하고 있다고 할 정도로 횡행하고 있다. 네팔 여성운동계는 차우파디 때문에 헛간 등에서 자는 여성들은 아이러니하게도 남자들의 성범죄 위험에도 노출된다. 월경혈이 부정하다면서 생리기간 중의 여성을 성폭행하려는 것은 참으로 모순이 아닐 수 없다. 지금 네팔에는 대통령과 국회의장이 모두가 여성이다. 그런데도 차우파디로 인해 죄없는 소녀를 비롯한 수많은 여성들이 짐승보다 못한 환경에서 죽어가는 것은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법으로 금지된 관행이지만 관련자를 처벌하는 조항은 없다. 또한 시군 단위에서 철폐를 위한 위원회를 만들도록 되어 있는데 실제로는 거의 안만들고 있으며 그래서 또한 못 만들고 있기도 하다. 지역 무당들이 마을의 불운이 닥치면 차우파디 전통을 깨뜨린 것에서 유발된다고 퍼트려 부모들 역시 생리 중인 여성을 격리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독사에 물려도 병원이 아닌 무당을 찾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래서 생리를 시작한 어린 소녀들은 (자신의 생리에) 죄책감을 느끼기까지 한다. 또한 월경 움막에서 처음 지낸 뒤에는 차라리 생리하지 않길 바란다고 전한다.

얼마 전 NGO 나마스떼코리아가 지원하고 있는 한 산골 오지 마을은 대지진 이후에도 금이 간 학교 여자화장실을 여전히 고치지 않고 있었다. 남자화장실은 바로 고치면서 왜 그랬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봉사활동에 참여한 우리나라 여성봉사대원들이 화장실의 위생상태를 보고 경악을 했다. 급히 행정자치부 등의 지원을 받아 새롭게 개선이 끝났을 때 여학생들이 환호성을 지른 이유가 이제야 조금 이해가 된다.

2017년 5월 현지 봉사에 참여한 오은정 봉사대원(이화여대 교직원)의 의견을 전해들은 나마스떼코리아(이사장 상덕)는 향후 차우파디에 대한 인식개선 사업 및 대안생리대 세트 보급 등 양성평등과 여성들의 치유 및 자립을 위한 사업에 관심을 가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네팔 서부의 힌두신들은 이제 그만 차우파디를 포기했으면 좋겠다.

하도겸 | 칼럼니스트 dogyeom.h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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