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선종, 특히 조동종(曹洞宗)은 한국불교와 어떤 역사적 관계가 있을까? 그리고 미친 영향은 어떤 것이 있을까?
한중불교문화교류협회 회장 영담 스님은 지난 10일 중국 강서성 무주 조산 보적사(寶積寺)에서 열린 제1회 중국 조동종 선학 국제 토론연구회에서 ‘중국선종이 한국불교에 미친 영향-조동종을 중심으로’를 발표했다.
영담 스님은 “부처님으로부터 전해져 온 돈오성불(頓悟成佛)의 선맥이 달마대사에 의해 중국으로 전해져 선종오가(禪宗五家)를 이루었으며, 이 선맥이 신라의 구법승에 의해 한국으로 전해진 후 고스란히 법맥을 이은 것이 조계종(曹溪宗)이므로, 지금까지 한국불교가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것은 중국선종의 영향이 매우 크다”면서 발제를 시작했다.
영담 스님은 “조동종은 청원행사(靑原行思)-석두희천(石頭希遷)-약산유엄(藥山惟儼)-운암담성(雲巖曇晟)-동산양개(洞山良价)-조산본적(曹山本寂)으로 계승되는 법맥에서 동산과 조산을 개조로 하는 종파다”고 소개하고 “조동종의 종풍은 《동산어록》 및 《조산어록》 등에 근거하여 주도면밀(周到綿密)하고 위의섬세(威儀纖細)하다”고 강조했다. 또 사상적 특징으로 오위(五位)를 들고, 수행가풍으로는 좌선을 중시했다고 밝혔다. 송대(宋代) 중기 묵조선(黙照禪)의 수행가풍을 출현시킨 것도 조동종이라고 했다.
조동종의 법맥이 조산 계통에선 일찍이 단절됐고 동산 제자인 운거도응(雲居道膺 828~902)의 계통으로 전승된 것에 주목한 영담 스님은 “운거도응의 문하에서 나말여초 한국의 선사 20여 명이 법을 이어 고려 초기에 조동종지를 크게 진작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인물로 이엄(利嚴), 회미(廻微), 여엄(麗嚴), 경수(慶獸)선사를 들고 이들은 사무외사(四無畏士)로 불렸다고 했다. 이 가운데 이엄선사(870~936)는 수미산 선문을 개창했고, 긍양(兢讓)선사(878~956)는 희양산 산문을 중창해 조동종 선법을 계승, 신라에 이어 고려의 선문을 드높였다는 것이다.
조동종 관련 저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영담 스님은 “고려 일연의 《중편조동오위(重編曹洞五位)》는 조동종 오위사상의 집대성이었고, 김시습의 《십현담요해(十玄談要解)》는 중국 조동종 계통의 동안상찰(同安常察)의 《십현담》에 대한 주석서로 유명하다”고 소개했다.
영담 스님은 조동종 개산조인 동산양개(807~869)가 펼쳤던 선풍을 ‘조도(鳥道)’, ‘현로(玄路)’, ‘전수(展手)’의 세 가지 방편으로 구분했다. 조도는 새가 공중을 날아다니되 자취를 남기지 않는 것처럼 일체의 경계에 걸림이 없는 무심의 경지를 체득한 것을 말하며 현로는 일체의 차별견해를 초월한 공적(空寂)한 경계에 이르는 것. 전수는 중생구제의 보살도를 실천하는 길을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영담 스님은 마지막으로 동산양개의 ‘동산한서(洞山寒暑)’, 즉 추위와 더위가 닥쳤을 때는 어떻게 피해야 하느냐는 동산의 어록을 소개하면서 발제를 마무리했다. 더울 때는 스스로 더위가 되고, 추울 때는 스스로 추위가 되어서 덥고 추운 경계를 뛰어넘으라는 가르침이야말로 중생구제의 보살도를 실천하는 길이라고 했다.
다음은 영담 스님 발제문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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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무주 조산=김종만 기자
김종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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