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경험에서 출발하는 정신분석과 해탈과 수양을 강조하는 불교는 상보적 대화가 가능할까?
에리히 프롬은 이론성립의 배경이나 강조점과 지향점은 적지 않은 차이가 있음에도 많은 공통점을 가졌다고 지적한 바 있다. 나아가 프로이드를 이어받은 프랑스의 정신분석학자 자크 라캉(Jacques Lacan 1901~1981)은 불교사상과 자신의 욕망이론과 친화성을 언급했다. 그렇다면 어떤 점에서 같고 어떤 점에서 상이성이 있을까?
이번 열린논단은 이러한 관심에서 출발한다. 자크 라캉의 욕망이론을 통해 불교를 들여다보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발제자 김석 교수는 정신분석이나 불교는 그릇된 집착이나 소외를 유발하는 나르시시즘적 정념을 벗어나 존재의 비실체성, 즉 무(無, néant)에 관한 사고를 적극적으로 개진한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말한다. 물론 공통점 못지않게 차이점도 존재한다. 불교가 적극적인 해탈과 열반적정의 가능성과 실현을 강조한다면 정신분석은 존재의 모순성이 구조적임을 강조하는 점에서 부정성의 철학과 통하는 면모를 보이기 때문이다.
김석 교수는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학을 거쳐 파리 8대학 철학과에서 자크 라캉의 욕망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건국대 융합인재학부 교수로 재직하면서 정신분석 개념과 이론을 적용해 한국사회의 집단 심리와 사회, 정치현상을 분석하면서 인문학적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이 분야 최고 전문가다.
불교저널
budjn2009@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