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법인 선학원은 만해 한용운 스님의 기일이 있는 매년 6월을 ‘만해 추모의 달’로 지정하고 ‘만해 추모 학술제’, ‘만해 예술제’, ‘만해 추모 전국청소년문예공모전’, ‘만해 추모 다례재’, ‘만해 추모 공연’등 다채로운 행사를 개최해 왔다.

재단법인 선학원 이사장인 법진 스님은 “선학원은 재단의 설립조사 가운데 한 분이신 만해스님의 정신과 사상을 계승하고 발전시켜 이 시대의 등불이 되고자 매년 추모행사를 봉행하고 있다”고 만해 추모의 달 지정 의미를 밝혔으며, “만해 한용운 스님의 치열한 자기 쇄신의 숭고한 정신과 뜻을 받들어 보존하고, 계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여 앞으로 만해 추모 행사를 더욱 확대 발전시키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만해 한용운 스님은 부처님 가르침의 정통인 선리(禪理)를 참구하고, 선풍(禪風)을 선양하여 일제 강점기 하에서 왜색화 되어가는 한국불교를 쇄신하고자 만공 스님, 용성 스님등 근대의 고승과 함께 1921년에 선학원을 설립하였다. 선학원 설립 이전인 1911년에는 친일승려 이회광이 원종을 설립하자 이를 친일매불행위로 규정하고 송광사에서 승려대회를 개최하여 임제종을 설립하고 한국불교의 전통을 계승하였다.

만해 한용운 스님은 한국불교의 전통을 계승하고 혁신하고자 한 실천수행자이기도 하지만, 일제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저항을 한 독립운동가이며, 민족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물산장려운동, 민족교육을 위한 사립대학 건립운동에 앞장을 선 민족운동가이고, 근대적이고 저항적인 민족시인이기도 하다.

올해 입적 73주기를 맞이하여 새로 완공된 재단법인 선학원의 한국근대불교문화기념관에서는 6월 1일 만해추모학술제가 개최되었다. 이 자리에서 고재석 동국대교수는 “시대가 만해스님에게 예술가가 되는 것 보다 시인이자 혁명가와 소설가가 되기를 요구하였다”고 밝혔다. 또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백원기교수는 “만해의 독립사상의 핵심이 자유와 평등사상임을 주목하면, 님의 침묵의 창작 동기 역시 1920년대의 혹심한 언론탄압과 표현의 자유에 대한 억압에 대응해 다분히 문학적 저항의 표출이라 할 수 있다”고 발표하였다.

이처럼 불교를 혁신하고, 조국의 독립을 위해 온 몸을 바치고, 일제의 식민지 무단통치에 신음하는 민중을 위해 앞장을 서신 만해 한용운 스님을 추모하고 기리는 행사를 선학원의 전통을 잇고 있다는 대한불교조계종은 정작 외면을 하고 있다. 그러나 재단법인 선학원이 이사장 법진 스님의 주도하에 입적 기일이 있는 6월을 추모의 달로 지정, 성황리에 봉행하여 만해정신과 유업을 계승하고 있는 것이다.

선학원의 전통을 잇고 있다는 지금의 조계종 일부 권승들은 종단권력에 심취하여 수행을 포기하고 이권과 권력을 나누고, 이에 대해 비판을 하는 스님들을 징계하고, 신도들과 언론에는 해종이라는 적반하장격의 뒤집어씌우기를 자행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재단법인 선학원이 만해 한용운 스님의 정신과 유업을 계승하기 위해서는 여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만해 한용운 스님의 독립정신과 한국불교 혁신정신을 기리는 더 많은 불교대중과 일반대중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야 할 것이다. 그래야 만해 한용운스님이 추구하였지만 완성을 이루지 못한 한국불교의 전통을 잇는 혁신이 이루어 질 것이다. 보다 많은 대중들의 관심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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