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 사회는 ‘참된 스승이 없다’고 한다. 위기와 갈등이 깊어지는데 이를 풀어줄 어른이 없다는 지적이다. 부처님께서는 《숫타니파타》에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진리를 알고 있는 사람은 당연히 존경받아야 한다. 배움이 깊은 그런 사람을 진심으로 존경하라. 그러면 그는 너에게 마음을 다하여 길을 가르쳐 보일 것이다. 생각이 깊은 사람은 그 가르침을 열심히 들어서 그것을 하나하나 실천에 옮긴다. 이런 사람을 가까이 하게 되면 너 역시 그 사람과 같은 경지에 이를 것이니. 그러나 사이비 스승을 따르는 사람은 말귀도 못 알아듣고 게다가 시기심만 많다. 그는 의심의 이 장벽을 넘어가지도 못하며 진리의 문을 열지도 못할 것이다. <중략> 그러므로 지혜롭고 배움이 깊은 사람들을 가까이 하라. 사리를 잘 판단하고 착실히 살아가는 사람, 진리를 깊이 통찰한 사람은 마침내 저 행복의 문 앞에 이르게 될 것이다.”

우리 사회가 과연 상식에 합당하고 원칙에 부합하며 대중과 더불어 지혜롭게 살아가려는 사람을 존중하고 우대했는지 살펴볼 일이다. 실로 반면교사(反面敎師)의 중요성을 깨우치지 못하는 우매한 삶은 결국 불행의 늪에 빠지게 된다.

진정한 스승은 언제 어느 상황에서든 의지가 돼야 한다. 《장엄경론(莊嚴經論)》에서는 스승의 자세에 대해 “선지식은 조복(調伏)·근적정(近寂靜)·수승공덕(殊勝功德)·근면(勤勉)해야 하며, 교(敎)가 풍부하고, 공(空)을 증득하고, 뛰어난 언변이 있고, 자비로워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즉 훌륭한 스승이란 먼저 본인의 마음부터 조복한 자라야 다른 이에게 평화로운 마음을 쓰는 법을 알릴 수 있다. 또 정확한 판단과 마음상태〔寂靜〕를 유지해야 다른 이에게 지혜를 가르칠 수 있다. 교학이 풍부해야 언변이 뛰어나게 되며, 언변이 뛰어나면 제자에게 이해하기 쉽게 지도할 수 있다. 배움을 받는 이로 하여금 실천의 기쁨을 느끼게 하고 자신으로선 어떠한 대가나 보상도 바라서는 안 된다. 즉, 재물과 권력이나 명예 따위를 조금도 돌보지 않는 이가 진정한 스승인 것이다.

법진 스님 | 본지 발행인·재단법인 선학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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