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국회의장 정세균입니다.


6월은 나라를 위해 헌신하다 숨진
선열들을 기리는 호국보훈의 달입니다.

우리가 선열들을 잊지 않고 기려야 하는
이유는 우리가 누리는 오늘의 행복이
그분들의 헌신 위에서 이뤄졌기 때문입니다.

이런 뜻 깊은 달에 만해 한용운 스님 73주기
추모제를 봉행하게 되어 매우 뜻 깊게 생각합니다.

함께 자리하신 재단법인 선학원 이사장 법진 스님을
비롯한 전국 분원장 스님, 유가족과 독립 유공자,
그리고 불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만해 스님은
시인이자 승려, 독립운동가로서 언론과 교육
분야에 깊은 족적을 남긴 겨레의 큰 스승입니다.

스님은 행동하는 선각자였습니다.

불교의 현실 참여를 주장하며 행동으로 옮겼습니다.

선방에 앉아 참선하거나 이론적 선언에만
그치지 않고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으로 달려가
목소리를 높였고 때로는 고초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스님은 3.1 독립만세 시위 당시 33인 중
한 분으로 참여했으며, 이 때문에
서대문형무소에서 3년 동안 옥고를 치르기도 했습니다.

또 문학을 통해 일제치하 부당함을 통렬하게 비판했고
사회의 불합리한 모순에 대한 개혁을 주창했습니다.

스님의 가르침이 커다란 울림으로 다가오는
이유도 실천하는 선각자라는 점 때문입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실천의지를 강조한
스님의 이러한 정신은 세월이
흐를수록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만해 스님의 행적을 다음 세대에 전하고,
그 분의 삶과 사상을 되새김해야
할 책임이 우리에게 있습니다.

그동안 선학원은 만해 스님의 업적과 사상을
우리사회에 알리고 계승하는데 힘써왔습니다.

민족의 독립과 민족의 자주, 민족의 생존에 매진했던
스님의 업적과 굳은 실천의지는
우리 후손들에게 귀감이 되기 충분합니다.

오늘 추모제가 스님의 생애와 사상을 재조명하고,
나아가 독립지사 유가족에게는
감사와 위로의 마음을 전하는
보훈의 자리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올해는 만해 스님이 참여한 6.10만세
90주년을 맞는 뜻 깊은 해이기도 합니다.

우리 국민들은 지난해 국가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정부를 세운데
이어 기대와 희망에 부풀어 있습니다.

이런 때에 100여 년 전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때로는 준엄한 꾸짖음으로, 때로는 실천하는
의지를 보여주셨던 스님의 발자취를 돌아보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는 생각입니다.

다시 한 번 만해 추모제가 종교와 이념의
경계를 넘어 긍정적이고 계승 발전되어야할
소중한 민족 자산임을 잊지 마시길 당부 드립니다.

추모제에 참석한 여러분 모두에게
부처님의 자비와 은혜가 함께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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