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선학원 이사장 법진 스님이 법어를 하고 있다.

만해 한용운 선사 73주기 추모다례재가 29일 오전 11시 선사가 생의 말년에 기거하다 입적한 서울 성북동 심우장에서 엄수됐다.

재단법인 선학원(이사장 법진 스님)과 성북문화원(원장 조태권)은 만해 스님의 기일을 맞아 심우장에서 추모다례재를 봉행하고 선사의 뜻과 업적을 기렸다.

이날 추모다례재에는 선학원 이사장 법진 스님을 비롯해 총무이사 송운 스님, 재무이사 정덕 스님, 이사 종근, 지광 스님등과 엄재룡 성북문화원 이사, 김영배 성북구청장, 유승희 국회의원, 선진규 한국불교문인협회 회장 등 사부대중 1백여 명이 참석했다.

▲ 만해 스님 행장을 소개하고 있는 선학원 총무이사 송운 스님.

다례재는 헌향 헌다에 이어 삼귀의, 반야심경 봉독, 선학원 총무이사 송운 스님의 만해 행장 소개, 내빈 추모사, 법어, 추모의 노래, 종사영반과 헌화, 사홍서원 순으로 진행됐다.

선학원 이사장 법진 스님은 추모법어에서 “은산철벽 같은 암울한 식민지 상황 속에 인고의 시간을 보내시면서도 스님은 이 나라, 이 민족이 해방되어 자유와 평등을 누리게 될 희망의 노래를 멈추지 않았다”면서 만해 스님의 시조 ‘조춘(早春)’을 낭송했다. 법진 스님은 “조춘이라는 시조에서도 보이듯이 스님께서는 당면한 현실의 시린 고통과 아픔은 결국 해방될 조국의 전령이라고 굳게 믿었다”면서 “19세기 말 20세기 초 격동의 시기를 보내신 스님은 당신이 뿌리내리고 있던 전통의 터전을 비판적으로 수용하시고, 또한 새로운 시대의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시며 독자적인 사상체계를 정립하셨다”고 강조했다.

법진 스님은 이어 “만해 스님의 행적은 다문화, 다종교 상황이라는 복잡한 현대 사회 속에 가치관의 혼돈과 현실적 어려움 등 또 다른 제국의 그늘 아래 신음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묵은 것과 새로운 것, 뿌리 내리고 있는 것과 새롭게 이식되는 것이 어떻게 조화롭게 만나 당대 문화에 합당한 몸짓으로 거듭나 창조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준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엄재룡 성북문화원 이사는 추모사에서 “심우장을 돌아보면 여전히 만해 스님의 삶과 정신이 오롯이 남아있음을 보게 된다”며 “우리는 스님의 뜻이 훼절되지 않도록 생활 속에 실천을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 추모사를 하고 있는 김영배 성북구청장.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지난 해 우리는 만해 스님 사상을 선양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기 위한 목적으로 지방정부협의회를 꾸렸다”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실천에 옮기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고 저 역시 그러한 일에 적극 나서고 협조하겠다”고 다짐했다.

▲ 더불어 민주당 유승희 국회의원이 추모사를 하고 있다.

유승희 국회의원(더불어 민주당)은 “만해 스님이 역사에 던져주고 있는 가르침은 우리가 가슴깊이 새겨야 할 시대적 과제”라면서 “이러한 일에 앞장서 주고 있는 재단법인 선학원 이사장 법진 스님과 김영배 성북구청장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선진규 불교문인협회장은 “저마다 이곳 저곳에서 만해 스님을 기리는 행사가 다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아쉽다”면서 “만해 스님을 기리는 행사가 이곳 심우장을 중심으로 개최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법어 후 경남 양산에서 올라온 홍룡사 합창단은 ‘꽃을 바치나이다’와 ‘청산은 나를 보고’를 추모의 노래로 불렀다. 이어 종근 스님과 지광 스님의 집전으로 종사영반이 실시되는 가운데 참석자들은 차례로 나와 만해 스님의 영단에 헌화하며 스님의 숭고한 삶을 기렸다.

▲ 양산 홍룡사 합창단이 추모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만해 선사 73주기 추모다례재는 식전 추모 공연과 본의식인 다례재를 마치고 오후 1부턴 추모 뮤지컬 <심우>가 공연됐다. 특히 식전행사에서 영화배우 최종원 성북연극협회장이 3.1독립선언서를 낭독해 주목받았다.

한편 선학원 이사장 법진 스님을 비롯한 이사진은 심우장 추모다례재에 앞서 오전 9시 서울 망우리 공원묘지에 있는 만해 스님의 산소를 참배했다. 이사장 법진 스님, 총무이사 송운 스님, 재무이사 정덕 스님, 이사 종근 스님과 지광 스님은 산소에 향과 꽃, 차를 올리고 반야심경을 봉독하며 만해 스님을 추모했다.

▲ 망우리 공원묘지에 있는 만해 스님의 산소를 참배하고 있는 선학원 임원진. 이사장 법진 스님이 헌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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