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주 관음사는 한국전쟁 전몰군경과 호국영령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특별추모법회를 27년째 봉행해 오고 있다.

한국전쟁에서 산화한 전몰장병과 호국영령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독경 소리가 국립대전현충원에 울려 퍼졌다.

재단법인 선학원 영주 관음사(분원장 원명)는 6월 26일 국립 대전현충원에서 ‘제27차 6·25 전몰장병·호국영령 천도재 및 특별 대법회’를 봉행했다. 영주 관음사는 전임 분원장이자 창건주인 도기 스님 재임 시부터 30년 가까이 호국 영령 추모법회를 봉행해 오고 있다.

이날 법회는 1부 천도재와 2부 한국전쟁 전몰장병과 호국영령 추모 특별법회, 3부 방생법회 순으로 진행됐다.

한국전쟁 전몰장병 천도재는 현덕 스님을 법주로 법정 스님과 지헌 스님의 작법으로 진행됐다. 스님들이 작법무와 천수바라작법을 하는 사이 동참 불자 일동은 나라를 지키다 산화한 호국영령의 나라 사랑과 희생정신을 기리며 넋을 추모했다.

2부 ‘한국전쟁 전몰장병 및 호국영령 추모 특별법회’는 성원 스님의 집전과 자비행 포교사의 사회로 엄숙하게 봉행됐다. 법회는 삼귀의례, 반야심경 봉독, 헌향 및 헌화, 묵념, 추념사, 추모 말씀, 추모 법어, 국립대전현충원장 인사말씀, 정근, 축원, 사홍서원 순으로 진행됐다. 식순 중간 중간에는 대전불교연합합창단이 ‘무상계’, ‘해탈의 기쁨’, ‘고운 님 잘 가소서’ 등 찬불가를 불러 추모 분위기를 돋웠다.

▲ 한국전쟁 전몰장병과 호국영령 영단에 헌화하고 있는 재단법인 선학원 이사장 법진 스님.

▲ 재단법인 선학원 이사장 법진 스님이 추모법어를 하고 있다.

법진 스님은 추모법문에서 “우리는 중중무진의 숱한 인연 속에서 많은 은혜를 입으며 살아가고 있다”며, “불교에서는 특히 네 가지 은혜〔四恩〕 즉, 국가의 은혜, 부모의 은혜, 스승의 은혜, 베풀어 준 사람들의 은혜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님은 “한국불교는 나라가 외침을 받아 국가와 겨레가 위기에 처했을 때 난국 타개에 앞장서 왔다”며, “세속을 떠나 출세간적인 이상을 추구하고 자비를 제일의로 삼는 불교가 창, 칼을 들고 싸움터에 나서는 것은 이율배반적인 것 같으나 보다 큰 안목으로 볼 때 불교라 해서 나라와 겨레에 우선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나라의 은혜를 저버릴 수 없다”며 ‘걸사표’를 지은 원광 대사나 삼국통일을 기원하며 황룡사에 구층목탑을 세우도록 한 자장 율사, 임진왜란 때 구국의 선봉에 선 서산대사 휴정, 기허당 영규, 사명대사 유정, 항일운동에 앞장섰던 선학원 설립조사 만해 한용운 스님 등 호국사상을 실천했던 스님들을 열거한 법진 스님은 “호국불교는 국가, 그 시대 위정자들의 관심을 사기 위해서나 교단 세력을 확장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호국과 안민에 있는 불법의 이상을 실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님은 끝으로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는 호국영령들의 애국정신과 실천적 삶, 유가족의 희생이 없었다면 이루질 수 없었을 것”이라며, 호국영령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했다.

▲ 축원하고 있는 재단법인 선학원 영주 관음사 분원장 원명 스님.

▲ 축원하고 있는 재단법인 선학원 영주 관음사 분원장 원명 스님.

▲ 국립대전현충원 보훈가족쉼터에서 방생법회를 봉행했다.

이에 앞서 원명 스님은 추념사에서 “우리가 나무라면 뿌리가 있고, 우리가 물이라면 샘이 있다”면서 “그 뿌리와 샘을 지켜주신 분들이 이곳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영면하고 있는 호국영령들”이라고 강조했다. 스님은 “호국영령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우리가 어찌 편한 세상을 살 수 있으며, 만대에 영화를 누릴 수 있겠는가”라고 묻고, “우리가 올린 추모 법회와 방생의 예를 받으시고 부디 극락왕생 하시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법회 후 동참자들은 보훈가족쉼터로 옮겨 방생법회를 봉행한 후 국립현충원 경내와 보은 법주사를 참배하고 행사를 회향했다.

이날 추모특별법회에는 재단법인 선학원 이사장 법진 스님과 이사 종근 스님, 영주 관음사 분원장 원명 스님 등 스님과 김진영 관음사 신도회장, 권정률 국립대전현충원장 등 사부대중 800여 명이 동참했다.

한편 이날 추모법회는 BTN불교텔레비전을 통해 7월 3일 오후 4시 녹화 방송된다. 재방은 7월 5일 오후 8시와 7월 7일 오후 3시이다.

대전 = 이창윤 기자

저작권자 © 불교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