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불교언론은 친자승 총무원장 언론 즉, 자승 총무원장에게 비교적 우호적인 보도를 한다고 평가 받는 언론과 자승 체제의 비리 의혹 등을 거침없이 보도하는 반자승 언론으로 양분된 모양새다. 조계종 기관지인 불교신문 등이 전자에 속하고, 조계종에서 ‘해종언론’이라고 낙인찍은 불교닷컴, 불교포커스, 불교저널이 후자에 속한다.

예전에는 불교언론사 간에 논조의 차이는 있었지만, 지금처럼 적대적이지는 않았다. 그러나 자승 총무원장 취임 이후 불교언론은 둘로 나뉘어졌다. 불교언론은 두 쪽 난 것에 그치지 않고 주로 자승 우호 언론 측 소송 제기로 법정 다툼 중이다.

불교언론인들의 친목 단체도 둘로 갈라졌다. 두 단체는 서로 반목과 대립의 관계에 있다. 이것은 자승 총무원장 체제가 출범하면서 생긴 부작용이다.

이처럼 기이한 현상이 발생하게 된 근본원인은 자승 총무원장 체제의 언론대책 때문이다. 자승 총무원장은 불교언론을 길들이기 위해 자신에게 호의적인 기사를 쓰는 언론사에는 광고 등 지원과 달리, 반대로 자신에게 비판적인 기사를 쓰는 언론사에는 광고금지, 취재금지 등의 조치를 취했다. 그 결과 불교언론은 극명하게 둘로 갈라져 치열하게 다투고 있다.

인터넷 언론인 불교닷컴과 불교포커스는 자승 총무원장 출범 이후 터져 나오는 비불교적·비승가적 사건에 대해 비판적인 기사를 거침없이 쏟아냈다. 이를테면 백양사 도박사건, 마곡사 국고보조금 횡령 사건, 용주사 주지 은처 의혹, 법인법 사태 등이다. 어느 것 하나 총무원장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되지 않은 것이 없다.

그러자 지난 2015년 11월 4일 조계종 중앙종회에서는 불교닷컴과 불교포커스를 이른바 ‘해종언론’으로 지정하여 취재지원중단, 출입금지, 광고금지, 접속금지 등의 조치를 취했다. 조계종은 곧바로 ‘해종언론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불교닷컴과 불교포커스를 탄압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언론탄압에 대해 참여불교재가연대, 바른불교재가모임, 교단자정센터 등 불교계 시민·신행단체들은 ‘조계종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이하 조탄공)를 구성해 조계종의 언론탄압에 맞서고 있다.

그러나 조계종의 언론탄압은 더욱 강해지고 있다. 해종언론대책위원회는 불교저널에 불교닷컴과 기사를 제휴했다는 이유로 6월 1일자로 취재지원금지, 출입금지를 통보했다. 조계종 총무원은이 같은 직접적인 언론탄압에 그치지 않고 친자승 측과 반자승 측 다툼을 유도하는 것처럼 보이는 때도 있어서 안타깝다. 지금까지 불교언론사 간의 법정소송은 수차례 있었고, 현재도 진행 중이다. 언론사 간의 법정 다툼을 자승 총무원장의 대리전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최근의 사례를 살펴보면, 법보신문은 불교닷컴과 불교포커스를 상대로 3,000만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지난 6월 1일 서울중앙지법 민사28단독부(판사 김인택)는 원고인 법보신문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고 판결했다. 법원이 불교닷컴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법보신문이 불교포커스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은 6월 27일 1차 선고가 있을 예정이다. 또한 불교저널 김종만 편집장이 법보신문의 기사에 대해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한 사건은 민사소송으로 바뀌어 현재 항소심에 계류 중이다. 이 소송도 7월 14일 선고 공판이 있을 예정이다.

지난 5월 15일 ‘선학원의 미래를 생각하는 분원장 모임’(이하 선미모) 기자회견 욕설 논란도 “사건의 본질은 조계종의 ‘언론죽이기’였다”고 조탄공이 발표했다. 이 사건은 불교신문이 기자회견 당시 현중 스님의 막말과 욕설은 크게 문제 삼지 않고, 불언협 회장이었던 주간불교 이재우 기자의 욕설만을 크게 부각시켜 보도했다. 이 때문에 이재우 기자는 불언협 회장직과 소속 언론사에 사표를 제출했다. 이 사건은 반자승파 언론모임인 불언협을 와해시키기 위한 조계종 측 공작이었다고 짐작되는 우려스러운 사건이다.

이처럼 불교언론사 간의 법정 소송과 언론인들끼리 서로 반목하게 만든 것은 참으로 불행한 일이다. 영세한 불교언론이 생존하기 위해 종권을 장악하고 있는 총무원장의 뜻을 거역할 수 없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총무원장 한 사람을 위한 언론이 되어서야 되겠는가?

언론인의 기본자세는 비판정신이다. 비판정신을 잃어버리면 언론인이라고 할 수 없다. 언론의 사명은 권력을 견제하고 정의를 실현하는데 있다. 불교계의 누적된 적폐를 청산하고, 청정승가 공동체 구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불교언론인들의 자각이 요구된다. 사람에게 충성하는 언론은 언론이라고 할 수 없다. 모름지기 불교언론은 부처님이 설한 법(法)과 율(律)을 지키는 파수꾼이 되어야 할 것이다.

마성 스님은 스리랑카팔리불교대학교 불교사회철학과를 졸업했으며, 동 대학원에서 철학석사(M.Phil.) 학위를 받았다. 그리고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동국대학교(경주캠퍼스) 겸임교수 및 팔리문헌연구소 소장으로 재직 중이다. 주된 관심 분야는 불교사회사상이다. 현실을 떠난 가르침은 현대인들에게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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