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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관욕(灌浴)
깨끗한 법신 증득하는 일
2017년 06월 09일 (금) 09:59:15 법진스님 budjn2009@gmail.com

부처님이 코살라의 순타리카 강가에 있는 명상의 숲에 머물고 계실 때의 일입니다. 어느 날 이 강가에 사는 바라문이 부처님을 찾아와 순타리카 강가에 들어가 목욕을 하자고 권했습니다. 부처님은 바라문에게 강물에서 왜 목욕을 해야 하는지, 목욕을 하면 무슨 좋은 일이 있는지 물었습니다. 바라문이 답했습니다.

“사문이여, 순타리카 강은 구원의 강이요, 깨끗한 강이며, 상서로운 강입니다. 만약 누구나 여기서 목욕을 하면 모든 죄업이 다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바라문의 답을 듣고 부처님이 말씀하셨습니다.

“바라문이여. 순타리카 강이나 바후카 강이나 갠지스 강이나 사라사티 강이나 어떤 강물도 사람의 죄업을 깨끗하게 할 수는 없소. 만약 그 강물에 목욕을 해서 죄업이 사라진다면 그 강물 속에 사는 물고기는 죄업이 하나도 없다고 해야 할 것이오. 그러나 어찌 사람이 물고기보다 못하다고 할 수 있겠소. 죄업을 깨끗이 하고 싶다면 오로지 청정한 범행을 닦는 것이 옳소. (중략) 그러나 범행을 닦지 않는 사람은 아무리 자주 갠지스 강에 들어가서 목욕을 한다고 하더라도 그 죄업을 깨끗하게 할 수는 없소.” -《잡아함경》 <손타리경>

여러분은 불기 2561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아기 부처님을 목욕시켜 드리는 관욕의식(灌浴儀式)에 참여하셨을 것입니다. 《보요경(普曜經)》에 따르면 아기 부처님이 태어나셨을 때 “제석천과 범천이 홀연히 내려와 여러 향수로 목욕시켰다.”고 합니다. 한국불교에선 제석천과 범천이 목욕시켰다는 내용보다 아홉 마리 용이 입에서 물을 뿜어 목욕시켰다는 구룡토수(九龍吐水) 이야기가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관욕의식은 여기에서 유래합니다.

부처님께서 활동하셨던 인도에서는 목욕이 일종의 종교의례였습니다. 몸을 정결히 하면 부정이 씻겨진다는 그릇된 인식이 종교의례에 반영된 것입니다. 특히 힌두교의 경우 갠지스 강의 물을 만지는 것만으로도 모든 죄를 없애고 해탈에 이른다는 종교적 신념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손타리경>에 소개된 부처님의 말씀은 바로 이 같은 그릇된 종교의례와 인식을 바로잡아주기 위한 가르침입니다. 몸의 때를 씻어내는 일보다 마음의 때를 벗겨내는 일이 중요합니다.

이렇게 본다면 관욕 역시 바른 지혜의 공덕을 모아 마음의 때를 벗겨냄으로써 ‘깨끗한 법신’을 증득하고자 하는 것에 목적이 있습니다.

법진 스님 | 본지 발행인·재단법인 선학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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