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언론인협회(이하 불언협)는 5월 15일 선학원의 미래를 생각하는 분원장 모임’(이하 선미모) 기자회견에서 발생한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깊은 유감을 밝힌다. 당사자 중 한 명인 이재우 기자는 일련의 논란에 참회의 뜻을 밝혔으며, 도의적 책임을 지고 본 협회 회장직 사의를 표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후 사정을 무시한 채 사건의 일부분만 떼어내 확대 왜곡한 조계종과 일부 언론의 행태는 마땅히 비판 받아야 한다.

이날의 논란은 현중 스님의 과격한 언행이 발단이었다. 선미모 기자회견에서 이 모임에 소속되어 있는 현중 스님이 보인 언행은 가히 충격적이다. 본 협회는 이날 상황을 엄정하게 파악하기 위해 당일 취재 기자들에게 협조를 받아 기자회견 녹음파일을 속기 전문 업체에 맡겨 녹취하고, 공증까지 마쳤다. 속기록과 당일 취재에 참여한 기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현중 스님은 기자회견 말미에 언성을 높이며 기자들을 향해 책상을 내리치고 반말과 삿대질을 했고, 수행자로서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부었다.

“×망나니, 니가 승려야? 니가 머리 깎았어? ××× 없이 말이야! 아주 그냥 ××× 없이 그냥, 나쁜 놈의 ×× 그냥!” (현중 스님 발언, 속기록 발췌)

이날 현중 스님의 발언은 지계청정을 표방하는 조계종 수행자가 할 언행이 아니다. 이를 보다 못한 이재우 기자가 현중 스님에게 항의하며 언쟁하는 과정에서 감정이 격해져 욕설을 한마디 했다. 이재우 기자가 현장을 떠난 후 현중 스님은 이재우 기자와 다른 기자에게 다시 반말과 욕설을 퍼부었다.

“바로 저런 놈이야. 저런 놈 때문에… 싸×× 같은 새×가 말이야. 싸×× 없는 그런 말. ×랄. ×발, 저 놈이 기자야?” (현중 스님 발언, 속기록 발췌)

현중 스님은 우이동 보광사 사태 당시 폭행으로 1심에서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 항소심에서 벌금 800만 원을 선고 받았다. 조계종은 비록 재심에서 문서견책 처분했으나 초심호계원은 공권정지 7년을 결정했다.

불사 과정에서도 불법 건축물을 양산해 2011년 11월 신축 건물을 비롯한 8건에 대해 구청이 7,2000만여 원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했다. 이후에도 구청으로부터 개발제한구역 내 불법 건축물 철거 지시를 받거나 이행강제금이 부가됐다.

현중 스님의 문중 간 다툼과 폭력 전과 등 처지가 이런 데도 기자회견에서 이재우 기자에게 폭언(반말, 막말, 폭언)과 고압적인 행동을 보인 것을 정당화할 수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현중 스님은 기자를 탓하기 이전에 자신을 먼저 돌아보는 게 도리다.

이날 사태에 대해 조계종 총무원 기획실은 <주간불교신문사>에 공문을 보내 이재우 기자의 공개 참회와 출입기자 교체를 요구했다. 기획실의 행태는 불순한 의도를 가진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당사자의 소명을 듣는 최소한의 절차를 거치지도 않았고, 해당 사건의 전개 과정을 파악하고 있었으면서도 이재우 기자에게만 책임을 물으려고 했다.

이재우 기자는 조계종의 언론탄압에 비판적 입장을 견지하고 본 협회 회장 자격으로 조계종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조탄공)에 적극 참여해 왔다. 우리는 기획실의 행태가 이재우 기자 죽이기, 나아가 본 협회 죽이기의 일환이라고 판단한다.

이번 사태와 관련한 일부 매체의 행태도 볼썽사납다. 조계종 기관지 <불교신문>은 이 기자의 욕설만 문제 삼아 악의적이고 편향된 보도를 했다. 기획실도 그렇지만 <불교신문> 또한 현중 스님의 취재 방해와 위협적인 행동, 반말, 욕설 등 수행자로서 승풍을 실추한 언행을 문제 삼거나 보도하지 않았다.

당사자 확인을 거치지 않았거나 편파적인 왜곡보도를 한 행태는 이재우 기자의 명예를 훼손하고 본 협회의 활동을 깎아내리기 위한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경위야 어떻든 이재우 기자는 선미모 기자회견에서 있었던 불미스러운 일과 기사 표절에 대해 책임을 지고 소속사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퇴사했다. 이를 더 이상 이재우 기자나 본 협회를 깎아내리기 위한 수단으로 삼아서는 안 될 것이다.

열악한 환경에서 불자들의 알권리와 종교권력 비판 견제에 진력하는 취재기자와 언론사를 대하는 조계종 총무원과 스님들의 태도가 헌법에서 규정한 언론의 자유를 억압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조계종 총무원은 <주간불교>에 대한 간섭 외에도 아무런 근거도 없이 <불교닷컴>과 <불교포커스>를 해종언론이라는 전대미문의 낙인을 찍어 6월 8일 현재 583일간 출입, 취재, 광고, 접촉, 접속 금지라는 언론탄압을 자행하고 있다. 총무원은 또 <불교닷컴>과 <불교포커스>가 국정원과 결탁했다는 등 허위사실마저 서슴지 않고 유포하고 있다. 6월 1일에는 조계종의 언론탄압에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온 <불교저널>이 <불교닷컴>과 업무제휴를 했다는 이유로 출입금지와 취재지원 중단을 결정했다. <불교저널>과 <불교닷컴>이 업무 제휴를 맺은 시기는 5년도 더 지났다. 두 언론사 간 경영의 문제를 종단이 시비하는 것도 어불성설이지만, 그러한 결정이 “국정원과 결탁 의혹 및 정보거래 의혹 매체와 제휴하고 있다”는 허위 사실에 근거한 것은 비판적인 언론을 말살하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조계종 총무원은 5월 15일 마포의 한 냉면집에서 자승 총무원장이 한 발언이 교계 안팎에 퍼지자 한 언론사 관계자를 유포자로 지목하고, 해당 언론사 기자를 출입금지 시키기도 했다. 언론을 총무원의 부속기관이나 하수인 다루듯 하는 적폐가 습관처럼 배어 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본 협회는 조계종 총무원과 일부 언론사의 이재우 기자 죽이기가 ‘불언협 죽이기’의 일환이라고 판단한다. 이재우 기자는 총무원이 해종세력으로 낙인찍은 본 협회 회장이다. 본 협회는 조계종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이하 조탄공)에서 핵심 역을 맡아 사부대중의 알권리를 수호하고 종단의 언론탄압 철회를 촉구하는 일을 자임하고 있는 불교언론단체이다. 한마디로 이번 사태는 본 협회와 조탄공의 와해를 호시탐탐 노리던 총무원 등의 획책에 지나지 않는다.

본 협회는 이번 사태에서 조계종과 일부 매체가 보여준 비정상적인 행태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시시비비를 밝히고 본 협회의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법적인 조치를 포함한 모든 대응을 고려하고 있음을 밝혀둔다.

이에 본 협회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불교계 언론 상황을 정상화하기 위해 조계종 총무원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 취재를 방해하고 기자들에게 욕설한 현중 스님은 공개 참회하고, 조계종 총무원은 현중 스님을 엄중히 처벌하라.
- 조계종 총무원 호법부, 불언협, 불교 단체로 구성된 진상조사위원회를 즉각 구성하라.
- 조계종 총무원은 <불교포커스>, <불교닷컴>, <불교저널> 등 교계 매체에 대한 언론탄압을 즉각 중단하라.
- 조계종 총무원은 불법 홍포에 매진하는 교계 언론 환경 개선에 적극 나서라.

불기 2561(2017)년 6월 8일

한국불교언론인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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