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왼쪽부터 나태주 시인, 김제현 시조시인, 권영민 문학평론가.


시인 나태주, 시조시인 김제현, 문학평론가 권영민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겸임교수가 제15회 유심작품상 수상자로 결정됐다.

만해사상실천선양회는 만해 한용운 스님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고 현대한국문학의 수준을 높이고 있는 문학인을 격려하기 위해 제정한 유심작품상 제15회 수상자를 이같이 결정했다고 지난 1일 밝혔다.

시부문 수상자 나태주 시인의 수상작은 <어린 아이>외 1편. 심사위원단은 나태주 문학의 개성을 세 가지 정도로 요약해 소개했다. 첫째, 인간에 대한 관심이다. 나 시인은 참다운 인간의 본성이란 무엇인가 하는 문제를 오랫동안 천착해 왔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의 시대가 비인간화되어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데, 그것은 문명의 때를 입지 않은 향토적인 삶과 어린 아이들의 천성에서 발견한다. 이번 수상작 <어린 아이>에서도 나 시인은 천국은 어린아이의 마음 속에 있다는 성서의 가르침, 어린아이가 곧 부처라는 석가세존의 가르침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 진솔하고도 평이한 민중언어의 구사다. 그의 언어에는 굳이 독자들을 자극하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마음을 울리는 호소력과 진실성이 숨어 있다고 했다. 셋째, 단순하면서도 깊이 있고 소박하면서도 독자들의 시선을 끄는 남다른 상상력이다. 그것은 나 시인이 일상의 사소한 사건에서 인생론적 예지를 발견해 내는 특출한 관찰에서 기인한다고 평가했다.

시조부문 수상자 김제현 시조시인의 수상작은 <한 세상 사는 법을 어디 가서 배우랴>외 1편. 심사위원단은 “<한 세상 사는 법을…>는 시력(詩歷) 60년을 바라보는 원로가 이 나라의 산이란 산, 들이란 들, 강이란 강을 다 넘고 건너서, 가파로왔던 한 시대의 태풍과 폭우를 다 맞고 나서 이제 어느 한적한 초야에 묻혀 초(楚)나라 때 굴원(屈原)이 읊조리던 탁영(濯纓)이듯 조선조의 큰선비들이 냇가에 발을 담그던 탁족(濯足)이듯 조요로운 관조와 마음을 비워낸 성찰의 한 끝에서 문득 뽑아낸 촌철살인(寸鐵殺人)이다”고 했다.

유심작품상 특별상 수상자로 선정된 권영민 교수는 ‘종합과 통섭의 정신’이 심사위원단의 높은 점수를 산 것으로 알려졌다. 권 교수는 대학 재학 시절인 1971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평론 <오노마토포이아의 문학적 한계성>이 당선돼 문단 활동을 시작한 이후 텍스트 자체의 구조 분석과 텍스트를 빚어낸 정신사적 배경에 대한 탐구를 동시에 전개하는 비평태도를 유지해 왔다. 텍스트라는 언어의 구조물과 그 텍스트를 산출한 사회문화적 조건 및 작가의 정신을 등가적으로 파악하고자 한 것이다. 조정래와 박완서의 방대한 대하소설을 분석하면서 한국 현대사의 수난의 현장과 관련된 거시적 주제를 구명하는 한편 작품의 언어와 구조 미학에 지속적인 관심을 표명한 것도 이러한 문학관의 결과라는 설명이다. 심사위원단은 그의 비평과 연구는 오십년 가까운 세월 동안 ‘종합과 통섭의 정신’을 지켜온 것이라면서 이러한 그의 비평정신을 높게 평가했다.

이번 유심작품상은 이근배 시인을 심사위원장으로 하고 무산 오현 스님, 오세영 시인, 이숭원 평론가(서울여대 교수)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시상식은 오는 8월 11일 백담사 만해마을에서 개최되는 만해축전 때 실시된다. 상금은 각 부문 2천만원이다. 문의=만해사상실천선양회 서울사무소(02-739-57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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