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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축 특집] 꽃 공양
꽃, 청정보리심과 불타 자내증 의미
2017년 05월 06일 (토) 10:52:20 지연 스님 .
   
▲ 지연 스님 불교꽃꽂이 작품.

인류사에서 꽃은 인간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불교도 마찬가지여서 꽃은 교의와 의례, 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 상징적 의미를 지니며 널리 활용돼 왔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영축산에서 말없이 연꽃을 들어 보였을 때 가섭 존자만이 미소를 지었다는 ‘염화미소(拈花微笑)’는 불교에서 꽃이 갖는 의미를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이 글에서는 부처님께 꽃 공양을 올리는 ‘불전공화(佛前供花)’를 중심으로 육법공양(六法供養) 중 하나인 꽃 공양의 의미를 살펴보기로 한다.

공양은 범어 푸야나(pujana)의 의역이다. 공급하여 자양(資養)한다는 뜻이다. 공시(供施), 공급(供給)으로 번역하기도 한다.

여래십호(如來十號) 중에 ‘응공(應供)’이 있다. ‘중생에게 마땅히 공양 받을만한 분’이라는 뜻이다. 마음으로부터 존경심이 일어나면 어떤 형태로든 겉으로 드러나게 마련이다. 불법(佛法)에 귀의하여 감사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삼보께 올리는 청정한 모든 것을 공양이라고 한다. 공양은 탐욕에 가려져 있는 본래 자기를 회복하는 수행이며, 이웃을 향한 끝없는 자비와 보살행원의 첫 출발이기도 하다.

불교에서는 부처님의 위의를 찬탄하고 불자로서 바른 삶을 지향하기 위해 여섯 가지 물건으로 서원하는 전통적인 공양의식이 있다. 이것을 육법공양이라 한다. 육법공양물은 꽃〔花〕, 향(香), 등(燈), 차(茶), 과일〔果〕, 생미〔米〕이다. 《승당청규(僧堂淸規)》에 따르면 육법공양물은 각각 육바라밀의 각 바라밀을 의미한다. 꽃은 보시, 향은 정진, 등은 지계, 차는 인욕, 과일은 선정, 생미는 지혜를 각각 의미한다.

차와 과일, 쌀은 육체를 보존할 수 있는 공양물이고, 꽃과 향, 등은 마음을 맑히고 밝혀 아름답게 가꾸는 정신적인 공양물이다. 이중 차와 꽃 공양 전통은 다도와 불교꽃꽂이, 불교의식 장엄화로 맥을 이어 계승 발전되었다.

불교에서 꽃은 청정 보리심과 불타의 자내증(自內證) 세계를 의미한다. 그래서 꽃은 만덕(萬德)을 갖춘 비로자나불의 덕상(德像)을 상징하고, 자연과 미의 상징으로 진리를 갖춘 법신(法身)에 비유되기도 한다. 또 불교에서 꽃은 만 가지 행을 몸소 실천한다는 의미에서 ‘만행화(萬行花)’로도 불린다. 불자가 보살의 수행 공덕을 쌓으며 해탈을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정진해 가는 과정을 꽃이 피어 결실을 맺는 과정에 비유한 것이다. 꽃은 또 인간이 지향하는 이상세계를 장엄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비로자나부처님의 정토인 연화장세계는 연꽃으로 장엄된 세계이다.

이렇듯 불·보살의 공덕을 기리고 그 가피를 염원하기 위해 지극한 정성으로 부처님 성전에 꽃을 바치는 것을 ‘불전공화’라고 한다.

꽃을 올리는 풍습은 고대 인도나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등에서도 있었다. 인도의 브라만신이나 이집트의 태양신, 여러 고대 국가의 왕족에게 꽃을 올렸다. 그러나 꽃을 화기(花器)에 담아서 공양한 것은 불전공화가 처음이다.

불교설화에 나타난 불전공화의 유래는 《석가여래십지행록(釋迦如來十地行錄)》과 《불본행집경(佛本行集經)》, 《아사세왕수결경(阿闍世王授決經)》, 《채화위왕상불수결호묘화경(採化違王上佛授決號妙花經)》, 《화수경(華手經)》 등 여러 경전에서 보인다.

《석가여래십지행록》과 《불본행집경》은 석가모니 부처님의 전생담이므로 역사적 관점보다는 종교적 관점에서 이해해야 할 것이고, 《아사세왕수결경》과 《채화위왕상불수결호묘화경》, 《화수경》은 역사기록이므로 불전공화의 유래를 실증적으로 살필 수 있다.

《석가여래십지행록》의 선혜 보살 설화는 부처님께 꽃을 공양한 최초의 내용이라 할 수 있다. 과거세 보광불이 재세할 때 선혜 보살이 부처님께 공양하려고 꽃을 찾았으나 좋은 꽃은 모두 왕에게 가져오라는 왕명으로 구하지 못했다. 선혜 보살은 구리 선녀에게 칠경화가 있다는 말을 듣고 찾아가 팔 것을 청했으나, 구리 선녀는 다음 생에라도 부부의 연을 맺는다면 꽃을 팔겠다고 응했다. 선혜 보살은 내세에 부부가 된 뒤 보시·지계 등 보살만행을 닦을 때 방해하지 않는 조건으로 구리 선녀의 청을 받아들였다. 선혜 보살은 석가모니 부처님, 구리 선녀는 야수다라 왕비의 전생이다.

오늘날 불교에서 선남선녀가 부부연을 맺는 것을 화혼이라 한다. 화혼식 때 신랑 신부는 다섯 송이 꽃을 꽂은 병(오경화)과 두 줄기 꽃을 꽂은 병(이경화)을 부처님께 공양 올리는데, 이 선혜 보살 설화에서 유래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불본행집경》의 내용은 《석가여래십지행록》의 내용과 맥을 같이한다. 주인공의 이름이 마야파(摩耶婆, 仁者童子)이고, 부처님이 연등불인 점이 다를 뿐이다.

《아사세수결경》에서는 아사세왕이 후세에 부처가 될 것이라는 수기를 받는 일화를 통해 공덕의 많고 적음은 재물의 많고 적음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지극한 정성으로 부처님께 귀의하는 것에 있음을 설하고 있다. 《채화위왕상불수결호묘화경》은 과보를 바라지 않는 실천행이 공덕이 매우 큼을 설했다.

경전 설화에서도 알 수 있는 것처럼 불전공화는 역사를 거슬러서 부처님 전생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이로 미루어 고대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불교와 꽃의 관계는 그 사용된 범위와 한계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무한대이며 불가분의 관계임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불전공화는 끊임없이 이어져 오늘날 크고 작은 불교행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불교의식 때 불단과 재단, 영정 등을 연꽃과 각종 생화로 다양하게 장엄하고 있다. 생화가 흔치 않았던 50년 전까지는 지화(紙花)와 밀랍으로 불단, 영단을 장엄하기도 했다.

불교꽃꽂이는 불전공화의 한 형태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꽃꽂이는 토속적 원시 제의식에서 비롯돼 불전공화를 주체적으로 수용함으로써 하나의 개별적인 예술로 동양적, 종교적 의미로 승화, 발전되어 왔다.

문헌에 남아있는 꽃꽂이에 대한 기록은 불교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쌍계사 <진감선사대공탑비문>에 따르면 “소꼽놀이를 할 적이면 반드시 나뭇잎을 태워서 향으로 삼고 꽃을 꺾어 공양하였으며, 때로는 서쪽을 향해 꿇어 앉아 해가 기울이도록 움직이는 기색조차 없었다.”고 하였다. 어린이 소꿉놀이에도 공화놀이가 있었던 것을 보면 당시에 벌써 꽃꽂이가 생활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 <진감선사대공탑비문> 기록으로 불교가 생활화되면서 꽃 공양 의식도 자연히 생활 속에 스며들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고려시대에는 불교문화의 융성으로 사원에서 장엄하고 다양한 의식이 자주 거행되었고, 또 궁중에서 화려한 장식문화가 발전해 꽃꽂이의 표현 영역이 크게 확대됐다.

조선시대는 숭유억불정책의 탄압 속에서도 불교공화 의식은 면면히 이어져 내려왔다. 조선시대의 헌공화 표현 양식으로는 좌우 대칭 또는 약간의 비대칭 형식이 많았으며, 고려시대와는 달리 대부분 세우는 입화형 형태가 주류를 이루었다.

불전공화는 꽃뿐 아니라 자신의 마음속에 꽃을 아름답게 심는 의식이다. 때문에 꽃의 종류를 규정하지 않는 대신 가능한 형태와 규범에 맞게 꽂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같은 꽃을 올릴지라도 존경심과 신앙심이 결여되었다면 그것은 이미 공화로서 의미를 상실한 것이다.

근대 일반 및 불교 꽃 예술의 기초를 이루고 있는 현대 수반꽃꽂이의 기본이 되는 삼각구도(삼존양식)는 부처님께 올리는 공양화에서 시도되었고, 이후 지금까지 보편화된 화형을 이루고 있다. 예를 들어 중심에는 부처님을, 좌우에는 협시보살을 상징하는 꽃을 배치한다. 활짝 핀 꽃을 가운데 세우고, 양쪽에 낮은 봉오리를 세우는 것이다. 활짝 핀 중심 꽃은 부처님을 상징해 법열의 기쁨과 성불을 뜻하고, 양쪽 낮은 꽃은 좌우 협시보살을 상징하며, 청정을 간직한 지(智)와 행(行)을 나타낸다.

삼존양식은 또 불·법·승 삼보(三寶)나 과거·현재·미래의 윤회사상, 유년·장년·노년의 윤리관을 주지(主枝)로 한 포괄적인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즉 시든 꽃잎과 열매는 과거(노년)를, 만개한 꽃은 현재(장년)를, 그리고 아직 피지 않는 꽃망울과 말아 올라간 잎은 미래(유년)를 나타낸다. 꽃을 꽂을 때는 불·법·승 세 골격을 주지로 하여 꽃을 꽂고, 나머지 공간은 부주지(副主枝, 從枝)로 처리하는데 부주인 종지를 불교적 의미로서 중생을 표현할 수도 있다. 이처럼 꽃이 ‘꽃에서 꽃씨로, 꽃씨에서 다시 꽃으로’ 순환하듯이 불전공화는 단순히 미적 개념 뿐 아니라 인과법칙이나 윤회사상과 같은 교리적 장치도 내포돼 있다. 또 수행자가 성불을 향해 전개하는 수행정진에 비유할 수도 있다.

글쓴이 | 지연 스님

   
1972년 꽃계에 입문한 이래 국내·외 전시회에 50회 이상 참여했다. 전국불교꽃꽂이연합회를 창립하고 초대와 4대 회장, 자문위원, 고문을 역임하는 등 불교꽃꽂이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사)한국꽃꽂이협회 18회, 20회 이사를 역임했으며, 현재 보림꽃예술중앙회 회장, 한국화예디자인학회 이사이다. 일반꽃꽂이 및 불교꽃꽂이를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 《불교의 꽃 이야기》, 《한국 꽃 예술과 불교》, 《보림회 작품집》 1~4집 등이, 논문으로 <불전공화의 유래와 한국불교 꽃 문화에 대한 고찰>이 있다. 02)918-0034(보림회 꽃꽂이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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