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법인 선학원 이사장 법진 스님은 불기 2561년(2017)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봉축법어를 발표했다.

이사장 법진 스님은 ‘불성을 바로 볼 때 어둠이 걷힌다’라는 제목의 법어에서 “부처님께서는 수많은 생애

동안 자비를 베풀고 헤아릴 수 없는 공덕을 쌓으신 끝에 이 땅에 나투셨다”면서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고 탄생게를 설한 까닭은 이 세상의 모든 존재가 고귀하다는 것을 알림은 물론 인간은 누구나 다 평등하다는 것을 선언하기 위해서였다”고 강조했다.

법진 스님은 이어 “그런데 지금의 세태는 어떻느냐”고 반문하고 “전국 사찰에는 ‘차별 없는 세상, 우리가 주인공’이라는 구호가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지만, 우리 사회는 세대 간, 계층간 차별이 만연해 있다”고 지적했다.

법진 스님은 “부처님께서 이 땅에 오신 참뜻을 헤아려 동체대비의 대자비심으로 마음 속 환한 등불을 밝혀야 할 것”이라면서 “이것이 진정한 ‘불성찾기’이며 평등한 공동체를 실현하는 일이다”고 말했다. 이어 스님은 “우리는 모두 미완의 부처다”면서 “자신의 마음 속 불성을 바로 볼 때 이 사회의 어둠을 물리치고 환희장의 세상을 열 수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법진 스님의 봉축법어 전문이다.

불성을 바로 볼 때 어둠이 걷혀

 오늘은 기쁜 날입니다.
부처님께서 오신 날입니다.
진리의 부처님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오고 감이 없으시고, 아니 계신 곳이 없으시지만, 화신(化身)인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무명(無明) 속을 헤매는 중생들을 제도하기 위해 이 사바세계에 몸을 나투신 날입니다.
그러나 이 땅의 사람들은 부처님께서 오신지 수천 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부처님께서 이 땅에 오신 참 뜻을 헤아리지 않고 탐(貪), 진(瞋), 치(癡) 삼독심(三毒心)에 끌려 다니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수많은 생애 동안 자비를 베풀고 헤아릴 수 없는 공덕을 쌓으신 끝에 이 땅에 나투셨습니다. 수미산보다 높고 바다보다 넓은 공덕을 쌓은 선연(善緣)으로 도솔천에 태어나 일생보처의 보살이 되실 수 있었습니다.
부처님께서 태어나자마자 일곱 걸음을 걸은 뒤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 唯我獨尊)”이라고 탄생게를 설한 까닭은 이 세상의 모든 존재가 고귀하다는 것을 알림은 물론이고 인간은 누구나 다 평등하다는 것을 선언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세태는 어떻습니까?
전국 사찰에는 ‘차별 없는 세상, 우리가 주인공’이라는 구호가 적힌 현수막이 걸렸지만, 우리 사회는 세대 간, 계층 간 차별이 만연해 있습니다.
더구나 이러한 차별 속에 살면서도 우리는 그 잘못을 모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러한 차별은 사회에 귀감이 되어야 할 우리 불교계에도 존재한다는 사실입니다.
이 세상의 모든 존재는 누구나 불성(佛性)의 씨앗을 갖고 있습니다.
불법(佛法)은 부처님께서 이 땅에 나투시기 전부터 있었거니와, 부처님께서 떠나신 뒤에도 항상 세상에 두루 편재(遍在)해 있습니다.
누구나 마음을 깨끗이 하여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면 부처님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매년 부처님오신날 즈음이면 나뭇가지마다 신록이 돋아 꽃향기가 진하게 허공에 퍼지곤 합니다. 가지각색의 꽃들이 피어나서 화엄(華嚴) 만다라를 이룹니다. 이는 자연의 구성원마저도 인류의 스승이신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신 뜻을 함께 기뻐하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원만히 구족한 지혜를 몸소 깨달아 일깨워주시고, 동체대비의 크신 자비로 탐·진·치 삼독에 물든 중생을 제도하셨습니다.

불법(佛法) 아래서는 이념과 사상, 계급과 계층, 지위와 위상이 다를 수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이 땅에 오신 참뜻을 헤아려 동체대비의 대자비심으로 마음 속 환한 등불을 밝혀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진정한 ‘불성찾기’이며 평등한 공동체를 실현하는 일입니다.
우리는 모두 미완(未完)의 부처입니다. 자신의 마음속 불성(佛性)을 바로 볼 때 이 사회의 어둠을 물리치고 환희장의 세상을 열 수 있습니다. 불성이 세상을 밝히는 날, 부처님의 미소가 우주법계에 봄꽃처럼 만개할 것입니다.

불기 2561년 부처님오신날
재단법인 선학원 이사장 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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