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분수에 까까머리. 회색 승복과 주홍색 가사. 합장한 손. 만화 속 주인공 ‘어라’의 캐릭터다.


만화 그리는 지찬 스님이 최근 그림으로 놀고, 그림으로 수행하는 스님의 재미난 일상을 담은 《어라의 라이프카툰》이란 제목의 책을 냈다.

‘어라’라는 이름은 우리가 흔히 쓰는 감탄사 ‘어라!’에서 따왔다. 어라는 겉모습은 동자승이지만 카페에 가서 태블릿으로 그림을 그리고, 자전거로 여행을 하고, 세월호 같은 사회문제에도 관심을 갖는 등 평범한 사람들과의 접점이 많은 캐릭터다.

어라가 자신의 일상을 표현해 내는 수단은 주로 그림이다. 어라의 눈을 통해 본 세상은 만화가 된다. 만화는 단순한 재미를 주기도 하지만 깨달음으로 안내하는 메시지를 던져주기도 한다. 바로 이 만화라는 도구를 통해 독자는 어라에 금방 익숙해진다. 또 다른 재미는 어라가 승려이기 때문에 출가자의 하루 일과를 들여다보는 색다른 경험도 하게 된다.

이 책은 4부로 구성돼 있다. 1부는 어라가 혼자 노는 방법에 대한 소개다. 자전거에 푹 빠지게 된 계기를 비롯해 카페 가기, 바느질, 음악 듣기 등 소소한 취미생활을 엿볼 수 있다.
2부는 여행 이야기다. 태국, 미얀마 등 외국 수행처에 대한 소개가 담겨 있다.
3부는 어라가 만난 사람, 고양이, 어린이들과 얽힌 에피소드다. 4부는 깨달음과 명상을 주제로 메시지를 전한다. 하이쿠처럼 그림 한 컷으로 된 압축적인 묘사를 감상할 수 있다.
지찬 지음/담앤북스/값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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