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산하 한국연구재단이 동국대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한태식(보광)총장의 논문표절의혹 조사가 절차에 하자가 있다고 판단해 전면재조사를 통보했다. 동국대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시에 따라 보광 총장의 논문표절의혹에 대해 검증절차를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고 한다.

보광 총장의 논문표절의혹은 2014년 12월 11일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이 코리아나호텔에서 유력한 총장후보였던 김희옥 총장을 불러 “이번에는 스님 총장을 하기로 했다”며 총장후보에서 사퇴시킨 후 제기되었던 의혹이다. 종단 최고권력자가 동국대 총장선거에 개입한 이 사건은 이후 동국대교수, 교직원, 학생회, 동문들의 반발을 불러왔으며, 아직까지도 진행되고 있는 동국대 혼란 사태의 근본원인이다. 하지만 자승 원장은 이에 대해 사과나 참회를 한 적은 없다.

보광 총장은 2015년 1월부터 동국대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자신의 논문표절 의혹에 대해 조사를 받아왔으며 2015년 3월 5일 연구부정행위에 해당된다는 최종 판정을 받았으나 이에 불복하고 재심의를 신청했다. 그러나 보광 총장은 본인이 총장에 선출된 5월 2일 이후 자신의 논문표절 조사를 공정하게 절차를 지키지 않고 진행하여 2017년 1월 9일 “비난의 여지가 약한 연구부적절 행위가 일부 있었으나 이미 도를 넘은 비난을 장기간 받은 점을 고려하여야 한다”고 기존의 표절 판정을 번복했다.

보광 총장이 총장에 선출된 2015년 5월 2일 이후 2017년 1월 9일 까지 보광총장의 논문표절 검증을 주도한 동국대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위원장은 양영진교수다. 양영진교수는 지난 2015년 4월 24일 “여러분 정말입니까?”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하여 논문표절의혹을 제기한 학내구성원들을 향해 “잘 짜인 시나리오와 같은 일련의 비이성적이고 극단적인 행동”이라고 하였고, 이어 4월 29일 그 당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한태식 교수의 논문이 표절이라고 판정을 한 것은 편파적인 판정이며 이는 보광 스님을 도덕적으로 매도해 총장후보에서 사퇴하게 하려는 저급한 정치적 책략이라고 기자회견을 한 ‘새로운 동국을 위한 교수직원 모임’의 공동대표를 역임한 사람이다.

보광 총장이 자신의 논문표절의혹을 적극적으로 두둔한 사람에게 보직을 주어 자신의 논문표절조사를 맡긴 것은 결국 진실을 숨기겠다는 불순한 의도에 다름 아니었다. 동국대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비록 교육부산하 한국연구재단의 지시에 의한 것이기는 하지만 이제라도 스스로의 잘못을 깨닫고 보광 총장의 논문표절의혹을 전면 재조사하기로 한 것은 늦은 감이 있지만 환영할만한 일이다.

동국대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한국연구재단의 재조사 조치는 조사내용을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진행절차를 지적한 것”이라고 변명을 하였다는데, 보광 총장 논문의 내용에 문제가 없다면 절차를 어겨가면서 논문표절의혹에 면죄부를 준 이유가 무엇인지 해명해야 한다.

보광 총장의 논문표절의혹에 대한 검증절차를 다시 진행하는 동국대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지금부터라도 엄격하고 공정한 조사로 진실을 가려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동국대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조사해야 할 논문표절의혹 피조사자가 자신들을 임명한 동국대 총장이라는 사실이다. 따라서 동국대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조사를 하기 위해 동국대가 아닌 외부기관에 조사를 의뢰하여 공정성 시비에서 벗어나야 한다. 동국대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결단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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