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재식에서 참석 대중들이 삼귀의 우리말반야심경 등 의식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불교 백년대계를 위한 종단 주요 소임자 대중공사가 13일 오전 10시 공주 한국문화연수원에서 개최됐다.

백년대계본부 사무총장 일감 스님의 사회로 진행된 대중공사는 삼귀의, 우리말 반야심경, 발원문 합송으로 입재식 문을 열었다.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여는 말씀을 통해 “우리는 향후 종단의 백년을 새롭게 설계해 나가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면서 “1962년 통합종단 출범 이래 포교 역경 도제양성의 기치를 걸고 불교를 현대화하고 사회와 함께 호흡하기 위해 부단히 정진해왔지만 종도들의 요청과 국민들의 기대를 다 채우지는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여는말씀을 통해 한국불교의 위기를 돌파해나갈 지혜를 모아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자승 스님은 이어 “한국불교 위기의 실체는 무엇이냐?”면서 “이 질문에 온당한 답을 내기 위해서는 불교공동체로서 우리 종단이 걸어온 역사와 현실을 잘 살펴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앞으로 우리 종단은 더욱 근본적이며 오래 묵은 과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전제하고 “종단 각종 통계가 그 심각성을 말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즉 2016년 한해 출가자가 156명으로 연간 출가자 총인원 200명 선이 처음으로 무너졌다는 것이다. 또 출가자 평균연령 40대, 나아가 전체 승려 중 50대 이상 비율이 거의 70%에 이르고 있는 사실을 밝혔다. 출가인원 감소와 고령화 문제가 정말 심각하다는 것이다.

자승 스님은 “우리를 둘러싼 환경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엄중하고도 신속한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신도들의 시주에 의존하는 한정된 재원을 어떻게 분배하고 선택과 집중을 할 것인지, 나아가 종단운영을 위한 재정을 어떻게 확충할 것인지에 대한 근본처방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스님은 끝으로 “결사추진본부와 불교사회연구소를 통합하여 백년대계본부를 구성한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면서 “주요 소임자들 모두가 함께 오늘과 같은 대중공사를 통해 지혜를 모으고 우리의 미래를 일구어 나가자”고 당부했다.

▲ 참석 대중 전체 광경.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대중공사 공동추진위원장 호성 스님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에 앞서 참석 대중들은 발원문을 통해 “우리 동참대중들은 한국불교가 처한 엄중한 현실부터 직시하겠다”면서 “오늘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들 대부분은 모두가 함께 탁마하며 살아야 할 도반임을 잊고 이기적으로 살아 온 각자의 허물에서 비롯된 것임을 고백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앞에 놓인 장애물이 아무리 크고 어려운 것이라 하여도 서로 간에 깊이 신뢰하면서 지혜를 모은다면 그 어떤 것이든 해결하지 못할 문제가 없으며, 그 어떤 희망인들 꽃피우지 못할 까닭이 없다”면서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대비원력의 발심과 서원을 더욱 굳건히 다져 도반들의 지혜와 원력을 모으는데 온 정성을 다하겠다”고 발원했다. 참석 대중들은 발원문 합송이 끝난 후 1백 번의 석가모니불 정근으로 의지를 다졌다.

사부대중공사 공동추진위원장 호성 스님은 인사말에서 “한국불교의 미래를 설계하는데 있어서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개진해 달라”면서 “한국불교의 위기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 아니라 머리에 붙은 불이다”고 정의했다. 이어서 스님은 “우리 사회와 시민의 행복을 위해 불교의 역할이 절실하다”면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올바르게 전파하고 실천하는 길에 대중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대중공사 입재식에서 포교원장 지홍 스님은 ‘한국불교 위기,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신행혁신운동 붓다로 살자’를 주제로 기조발제했다.

▲ 포교원장 지홍 스님이 기조발제를 하고 있다.

지홍 스님은 “불자들의 심각한 고령화, 어린이청소년 종교 역전, 출가자 감소, 갈수록 떨어지는 출가자 자질, 시골 사찰의 심각한 운영난, 사회 지도층에서 불자비율 감소 등 한국불교는 현재 위기상황에 처해 있다”고 진단하고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신행혁신운동 ‘붓다로 살자’로 방향전환이 최우선 과제다”고 강조했다. 지홍 스님은 ‘붓다로 살자’ 내용 가운데 하나로 스님을 전법 전문가로 성장시키는 교육과 이를 뒷받침할 전법연수원의 설치와 운영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 신도 조직화와 품계적용 등을 정착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스님은 ‘붓다로 살자’와 관련 신행청규와 공동체 청규 등의 내용도 함께 적시했다.

이날 종단 주요 소임자들은 기조발제가 끝난 후 ‘한국불교의 위기, 함께 하면 극복할 수 있다’는 동영상을 시청하고 입재식을 마쳤다.

오후 각 분과별 토론회는 비공개로 진행된다.

공주=김종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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