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전상용 작 ‘삼매’, 권지은 작 ‘사천왕도-북방호세 다문천왕’, 박명옥 작 ‘관음보살의 미소’, 박진홍 작 ‘연꽃과 물고기’, 노재학 작 ‘부처님, 꿈길로 오시다’(부분).

불모(佛母)는 부처님의 어머니인 마야 왕비를 일컫는 말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불화나 불상을 업으로 삼은 이들을 일컫는 말로도 쓰인다. 그런데 불모라는 단어가 언제부터 쓰였는지는 정확하지 않다. 조선시대 이전 불복장이나 화기에 불모라는 단어가 쓰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근대 이후에 사용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할 뿐이다.

‘불모’를 화두로 삼은 전시회가 열린다. 서울 법련사 불일미술관은 부처님오신날 기획전 ‘이 시대의 불모’전을 4월 19일부터 30일까지 미술관 전관에서 개최한다. 개막식은 4월 19일 오후 5시.

불일미술관 학예실장 구담 스님은 “전통적인 불모(佛母)의 개념을 극복하고, 현대미술에서 불교미술을 선도할 수 있는 수준 있는 불모를 지향해야 한다”며, “그 첫 출발로 현재 불교미술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작가를 초대해 ‘아름다운 결집’을 이루고자 한다”고 전시회 기획 의도를 밝혔다.

이번 전시회에는 조각, 불화, 회화, 공예, 사진, 미디어 등 6개 장르별로 한 명씩 모두 6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조각 분야엔 중요무형문화재 제108호 목조각장 이수자 전상용 작가가, 불화 분야엔 권지은 전통문화대학교 교수가, 회화 분야엔 금화(金畵) 작가 이해지 작가가, 공예 분야엔 박명옥 명화 페이퍼 아트 대표가, 사진 분야엔 노재학 작가가, 미디어 분야엔 박진홍 작가가 참여했다. 현재 불교 미술계에서 활발하게 작업을 펼치고 있는 이들이다. 이들은 한 사람당 4~5작품 씩 모두 3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전상용 작가는 일타 스님이 좌선에 든 모습을 표현한 청동 작품 ‘삼매’와 ‘나는 그대로다’ 연작을, 권지은 작가는 사천왕도 연작을 출품한다.

이해기 작가는 ‘마야탁몽’, ‘수하탄생’, ‘아시타 선인의 예언’, ‘천상천하유아독존’ 등 부처님의 생애를 감지금니로 표현한 작품을, 박명옥 작가는 ‘관음보살의 미소’, ‘극락의 부처님을 만난 날’, ‘수월관음’, ‘사유관음’ 등 종이 조각 작품을 선보인다.

박진홍 작가는 광목천왕, 다문천왕, 증장천왕, 지국천왕 등 사천왕과 ‘연꽃과 물고기’를 모니터 위에 표현한 미디어 아트 작품을 선보이고, 사찰 천장의 단청과 무늬에 천착해온 노재학 작가는 ‘천불로 나투시다’, ‘주악 비천의 예경’, ‘길상과 상서의 빛’, ‘부처님 꿈길로 오시다’ 등 사진 작품을 대중에게 공개한다.

불일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회가 불교미술의 전통과 현대성이 어우러져 이 시대 새로운 불모의 가치를 제시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이를 통해 전통 불모(佛母)에 관한 새로운 인식의 전환을 불러일으키는 담론이 형성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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