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사 승가대학에서 40여 년동안 후학을 양성하고 있는 원로 비구니 일초 스님의 편지 모음집이 책으로 나와 화제다.


일초 스님과 학인들이 주고받은 편지모음집 《우리가 사랑할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는 동학사 비구니 스님들의 삶과 수행이야기를 오롯이 담고 있다. 편지에는 스님들의 일상생활 뿐 아니라 사유체계, 가치관, 숨기고 싶은 감정과 인간관계, 편지가 오가던 사회상까지 고스란히 반영돼 독자들과 편안한 호흡을 같이 한다. 그래서 순간이 힐링이 되고 마음의 휴식이 된다.

일초 스님의 제자 원욱 스님(동학 승가대학 22기)은 “대부분 스님들은 오도송이 아니면 대외적으로 공개하길 꺼린다”면서 “그러나 우리가 스님들과 주고받은 편지를 책으로 엮어낸 것은 출가해 수행승으로 살아가면서 겪은 다양한 생각과 사명감 등 성장통이 반영돼 있어 사부대중과 폭넓게 공감할 부분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이 책은 총 4장으로 편집됐다. 제1장은 일초 스님의 삶과 고뇌를 진솔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편지와 스님의 시가 들어 있다. 제2장은 시인이면서 후배 수행자이자 도반인 서림 스님과 주고받은 편지로 구성됐다. 비구니로서 살아가는 삶의 민낯까지 드러나 있다. 제3장은 일초 스님에게 지도받은 수많은 제자 비구니들의 각양각색 사연을 품고 있는 편지가 소개된다. 제4장은 일초 스님에게 위로받고 싶은 세상 사람들의 목소리가 담겨 있다. 짧지만 강렬한 메시지로 위로가 되었다는 고백도 들어있고 자애로운 가르침에 삶의 활력을 느꼈다는 감사의 편지도 있다.

비구니 스님들의 솔직한 속내와 일상적인 삶의 모습을 담고 있는 이 책은 그대로 우리 삶의 거울이 되기도 한다. 또한 불교 교단을 향한 날선 비판과 애정도 곳곳에 담겨 있어 비구니 수행자들의 선지(禪旨)를 엿볼 수도 있다.

일초 스님 외(外)/민족사 간/값 14,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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