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선원수좌회 집행부가 직선제 즉각 시행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조계종 제방 선원 납자들의 모임인 전국선원수좌회(공동대표 현묵·의정)가 자승 총무원장에게 “권력을 내려놓고 직선제를 이행하라”고 요구했다.

전국선원수좌회는 3월 23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9층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정승가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총무원장 직선제가 시행되어야 한다”며, “종단 최고 소임자인 총무원장을 전체 종도의 갈마를 통해 직접 선출하는 것은 산적한 적폐를 일소하고 종단의 비약적 발전을 열망하는 대다수 조계종도들의 공의”라고 주장했다.

공동대표 의정 스님은 기자회견 인사말에서 “기본과 상식과 공의가 통하는 지도자, 율·교·선에 여법한 수행자가 종단의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며, “철저한 검증과 공개토론을 통해 인격과 수행력을 갖춘 종사가 총무원장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또 “공영제에 의한 직선제를 시행해 종단의 수장이 선출되어야 한다”며, △종단 역량을 결집해 청정승가 구현 △자승 총무원장 재임 당시 공약인 직선제 즉각 이행 △중앙종회 직선특위를 가동해 직선제 관철 △재정 투명화로 수계에서 다비까지 전면 복지 시행 △총무원장 피선거권 제약 선거법 즉각 개정 등 4개 항을 총무원과 중앙종회에 요구했다.

전국선원수좌회는 전날 배포한 성명서 ‘청정승가 구현을 위하여’에서 범계와 부정부패, 재정 불투명 등으로 파탄 지경에 이른 조계종 현실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강하게 담아냈다.

▲ 기자회견에 앞서 총무원장 직선실현을위한대중공사 대변인 허정 스님이 직선제 실현을 위해 나선 제방 수좌 스님들에게 감사하는 뜻으로 꽃다발을 전달하고 있다.

성명에는 장로선림위원장 적명 스님(봉암사 수좌)과 부위원장 무여 스님(봉화 축서사 선원장)을 비롯한 장로선림위원, 선림위원, 전국선원수좌회 집행부 등 1,200여 명이 이름을 올렸다.

성명에서 수좌회는 먼저 청정성이 심각하게 훼손된 조계종의 현실을 우려하고 범계승들의 부도덕성을 방치한 총무원 집행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수좌회는 “일부 권승들이 파당을 만들어 종권을 장악하고, 본사와 말사 주지까지도 자파 세력으로 채워 승가 자율성과 역동성을 말살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용주사 주지를 필두로 종단 지도부에 속한 자에 이르기까지 청정비구를 가장한 은처승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고 한탄했다.

수좌회는 또 “범계승들의 도박, 절도, 간통, 은처, 파계, 파당 등 청정상실의 적폐가 만연해 한국불교가 총체적 쇠망의 길로 치닫고 있다”고 우려하고, “조계종이 자성과쇄신결사, 100인대중공사, 화쟁위원회 등 미명 아래 청정과 화합 종단을 구현하려 노력한다면서도 실제로는 종권과 이권에만 탐착하고, 종권 연장을 위한 담합과 매수에 골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 전국선원수좌회 공동대표 의정 스님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수좌회는 이어 “법과 제도를 제대로 실현하지 않는 부도덕한 집단이 종권을 사유화하고 비법화해 선거 폐해가 만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직선으로 종단 최고 소임자인 총무원장을 선출하는 것이 백이갈마를 통해 소임자를 선출하는 율장 정신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강조한 수좌회는 “기본 상식과 공의가 통하는 지도자, 율·교·선에 여법한 수행자가 종단의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좌회는 그 대안으로 “철저한 검증과 공개토론을 통해 인격과 수행력을 인정받은 종사가 총무원장 후보가 되어야 하며, 공영제에 의한 직선제를 시행해 종단 수장을 선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불투명한 재정 문제도 거론했다. “삼보정재는 대중의 공의에 의해 균등하게 분배되어야 한다”고 강조한 수좌회는 “투명한 재정 균등 시행으로 수계에서 다비까지 책임지는 전면복지가 실시되어야 한다” 목소리를 높였다.

출·재가자 감소 문제도 거론했다. 수좌회는 조계종 집행부가 나눠 먹기식 종단 운영으로 청정성과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한 결과가 출가자 감소와 재가불자 300만 명 감소의 주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수좌회는 이어 “조계종 총무원의 행정은 수행과 교화의 연장선상에서 종무가 집행되는 것이 아니라 행정을 위한 행정, 권력을 위한 정치적 산실이 되었다”고 비판하고, “수행자 교단의 종무 기관인 총무원은 조계종 최고 수행총림의 도량으로 자리매김 되어서 여법한 수행, 청정한 교화로 종무행정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수행자적 자질과 인격을 갖춘 덕망 있는 사람이 총무원의 수장과 구성원이 되었을 때 종단 내외에서 존경과 귀의의 대상될 수 있다”며, “한국불교와 조계종단에 가장 시급한 당면과제는 오직 청정승가의 확립과 청정한 지도자의 선출”이라고 강조했다.

▲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전국선원수좌회 의장 월암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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