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6. 명관(名官)1)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명관이 되고자 하는 마음을 일으켜, 명관이 되는 행을 닦고, 재보(財寶)를 탐하는 사람은 재보를 구하는 마음을 일으켜 재물을 경영(經營)하는 행을 행한다. 범인은 욕구(欲求)의 선악(善惡)을 막론하고, 그 마음에 먼저 목표를 정한 후에 그 뜻을 이루는 것이다. 그러므로 보리(菩提)를 구하는 사람은 보리심(菩提心)2)을 일으켜, 보리행(菩提行)3)을 구한다. -발보리심론(發菩提心論)

287. 비유하건대 허공이 두루 덮지 아니함이 없나니, 보살의 발심(發心)4)도 이와 같아서 일체중생을 덮지 아니함이 없다. 중생계가 무량무변(無量無邊)하여 가히 다하지 못할 것이니, 보살의 발심도 무량무변하여 가히 다함이 없다. -발보리심경론(發菩提心經論)

발심(發心)의 득과(得果)

288. 발심(發心)하는 까닭에 항상 삼세일체제불(三世一切諸佛)5)의 억념(憶念)6)하시는 바가 되며, 삼세일체제불의 무상보리(無上菩提)7)를 마땅히 얻게 된다. -화엄경(華嚴經)

289. 모든 보살들은 발심(發心)하여 용맹스럽게 노력하여 열반(涅槃)을 속히 이룬다. -기신론(起信論)

290. 네 가지8)로써 삼천대천세계의 중생을 공양(供養)하여도 발심하여 깨달음[佛)] 향해 나아감만 못하다. -열반경(涅槃經)

291. 보리심은 곧 대도(大道)이니, 능히 일체지(一切智)9)의 성(城)에 들어갈 수 있는 까닭이다. 보리심은 곧 깨끗한 눈이니 삿되고, 바른 도를 모두 능히 가려 볼 수 있는 까닭이다. 보리심은 곧 밝은 달이니, 모든 백정법(白淨法)10)을 모두 원만히 이루는 까닭이다. 보리심은 곧 맑은 물이니, 모든 번뇌의 때를 세탁(洗濯)하는 까닭이다. 보리심은 곧 좋은 밭이니, 중생의 백정법(白淨法)을 장양(長養)하는 까닭이다. 보리심은 곧 일체제불의 종자(種子)이니 능히 일체의 모든 불법(佛法)을 생기게 하는 까닭이다. -화엄경(華嚴經)

292. “보리심은 자애로운 아버지와 같으니, 모든 보살을 가르쳐 인도하고, 수호하는 까닭이다.
보리심은 비사문(毗沙門)11)과 같으니, 능히 일체 빈궁(貧窮)의 고(苦)를 끊는 까닭이다. 보리심은 마니주와 같으니, 일체의 모든 의리(義理)를 성취하는 까닭이다. 보리심은 현병(賢甁)12)과 같으니, 일체 선(善)의 희구(希求)를 원만히 성취하는 까닭이다. 보리심은 날카로운 칼과 같으니, 일체 번뇌의 나무를 끊어버리는 까닭이다. 보리심은 날카로운 도끼와 같으니, 일체 모든 고통의 나무를 찍어 버리는 까닭이다. 보리심은 무기(兵仗)와 같으니, 일체 고난을 방어하는 까닭이다. 보리심은 물건을 건지는 막대기와 같으니, 윤회의 바다에서 중생을 건져 구제하는 까닭이다. 보리심은 큰 풍륜(風輪)13)과 같으니, 능히 일체 장애의 구름을 걷어내는 까닭이다. 보리심은 총림(叢林)14)과 같으니, 보살의 모든 행원(行願)15)을 모아 들이는 까닭이다. 선남자야! 보리심을 단박에 일으켜 성취하면, 이러한 무량(無量)한 공덕(功德)이 있는 것이다.” -화엄경(華嚴經)

[각주]
1)명관(名官): 정치를 잘하여 이름이 난 관리.
2)보리심(菩提心, bodhicitta): 위로는 보리를 구하고, 아래로는 중생을 교화하려는 마음.
3)보리행(菩提行): 깨달음에 이르는 실천행.
4)발심(發心, cittopāda): 위없는 보리를 얻으려는 마음을 일으키는 것. 초발의(初發意), 신발의(新發意), 신발심(新發心), 초심(初心), 발의(發意) 등이라고도 한다. 갖추어서 발보리심(發菩提心)이라고 한다.
5)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부처님.
6)억념(憶念): 기억함, 마음에 염(念)하여 잊지 않음.
7)무상보리(無上菩提, anuttara-bodhi): 위없는 깨달음.
8)사사(四事): 승려에게 필요한 네 가지 물품. 음식, 의복, 와구(臥具), 탕약.
9)일체지(一切智, sarvajna-jnāna): 온갖 것을 아는 지혜.
10)백정법(白淨法, śukla-dharma): 순수하게 청정한 법. 번뇌에 물들지 않은 법을 가리킨다.
11)비사문(毗沙門, vaiśravaṇa): 사천왕(四天王) 중 하나. 북방을 수호하는 선신천(善神天). 재물을 준다 하여 시재천(施財天)이라고도 한다.
12)현병(賢甁): 항상 재물이 들어 있어서, 남의 소망을 만족시켜 주는 병.
13)풍륜(風輪): 삼륜의 하나. 이 세계를 붙들어 받치고 있는 삼륜의 맨 밑에 있는 륜.
14)총림(叢林): 여러 승려들이 화합하여 함께 배우며 안거하는 곳. 많은 승려들이 모여 수행하는 곳을 총칭.
15)행원(行願): 몸으로 하는 행(身行)과 마음으로 바라는 원(心願). 구제하려는 이타(利他)의 서원과 그 실천.
-한국불교선리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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