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두사 주지 이장 스님이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주 혜자 스님에게 포대화상상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108산사순례기도회>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로 한·중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가운데, 경색된 두 나라 관계를 민간 차원에서 풀기 위한 노력이 펼쳐진다.

사단법인 108산사순례기도회(회장 혜자)는 “지난달 28일 중국 절강성 영파시 설두사(雪竇寺)를 방문, 네팔에서 이운해온 ‘평화의 불’을 오는 5월 22일 이 절에 봉안하고 두 기관이 소통과 화합으로 한·증 간 평화 정착에 앞장선다는 내용의 ‘양국 문화 교류와 평화 정착을 위한 업무 제휴 협약’를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협약에 따라 108산사순례기도회와 설두사는 두 나라 문화 교류와 평화 정착을 위해 서로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황금유대를 이룰 수 있도록 협조해 나간다.

협약서에는 두 기관이 △전법과 평화 정착을 위해 앞장선다 △‘평화의 불’을 설두사에 봉안해 영원히 타오를 수 있도록 협조한다 △문화 교류와 전법에 앞장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도록 형제 결연한다 △설두사 불학원과 한국의 주요 불교대학이 결연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협약 체결 후 혜자 스님은 설두사 주지 이장 스님에게 백제금동향로를 선물했으며, 이장 스님은 포대화상 미륵불 축소 불상을 혜자 스님에게 전달했다.

108산사순례기도회는 ‘평화의 불’ 봉안과 성지순례를 위해 5월 21일부터 25일까지 중국 절강성을 방문할 예정이다. 108산사순례기도회는 이 기간 동안 설두사를 비롯해 관음성지인 보타낙가산, 상해 옥불사, 항주 영은사 등을 참배한다.

108산사순례기도회 관계자는 “부처님 탄생 성지 네팔 룸비니 동산에서 채화한 ‘평화의 불’을 설두사에 봉안해 ‘지구촌은 하나’라는 부처님의 사상을 전파하고자 한다”며, “한국불교와도 인연이 깊은 설두사에 ‘평화의 불’을 봉안하고 한·중 두 나라 평화 정착을 위한 법회를 연다는 점에서 이번 업무 제휴 협약 체결은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설두사는 중국 5대 10절 중 하나로 손꼽히는 고찰이다. 운문종 4조로 ‘선(禪)계의 두보’로 불렸던 설두 중현(980~1052) 스님이 주석했던 도량이다. 스님은 이곳에서 《송고백칙(頌古百則)》을 완성했다. 이 책은 원오 극근 스님이 쓴 《벽암록(碧巖錄)》의 모본이다. 스님은 입으로 전해지던 공안을 정리해 문서화함으로써 공안선을 탄생시키는데 일조했다. 스님의 공안선은 이후 간화선으로 이어진다.

저작권자 © 불교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