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2. 오직 하나의 불보에 3종의 불신(佛身)1)이 갖추어져 있으니, 첫째 자성신2)이요 둘째 수용신3)이며 셋째 변화신4)이다. 처음의 불신은 큰 단덕(斷德)5)이 있어 2공(二空)6)의 나타남이니, 일체의 부처님들께서는 모두 평등하신 것이다. 두 번째의 불신은 큰 지덕(智德)이 있어 진상무루(眞常無漏)7)하니, 일체의 부처님들께서는 모두 뜻을 함께 하신 것이다. 세 번째의 불신은 큰 은덕(恩德)이 있어 정통변현(定通變現)8)하니, 일체의 부처님들께서 모두 작용을 함께 하시는 것이다. -심지관경(心地觀經)

273. 부처님의 몸은 유(有)・무(無)가 아니니, 5온(五蘊)의 나무를 불사르고 마왕(魔王) 무리를 꺾으시어 밀엄국(密嚴國)9)에 머무시느니라. -대승밀엄경(大乘密嚴經)

274. 부처님의 모습은 금산(金山)과도 같고 태양이 세간을 비추는 것과 같아서 모든 고뇌를 뽑아 버릴 수 있느니라. -대방등다라니경(大方等陀羅尼經)

불신(佛身)의 공(空)

275. ‘나’란 성품 있지 않고 가진 바 역시 공적(空寂)10)하니, 어찌하여 여래께서 그 몸이 있으신고.11) -화엄경(華嚴經)

276. 세존께서 이르셨다. “형상으로 나를 보거나 음성으로 구한다면 그 사람은 그릇된 길을 가는 것이니 여래를 보지 못하리라.” -반야경(般若經)

277. 불신은 무루(無漏)하여 여러 번뇌를 이미 다하였으며, 불신은 무위(無爲)하여 법수(法數)12)에 떨어지지 않느니라. -유마경(維摩經)

278. 일체 부처님의 법신은 중생의 몸과 평등무이(平等無二) 하시다. -기신론(起信論)

[각주]
1)3신설은 법신(法身)・보신(報身)・응신(應身), 자성신(自性身)・수용신(受用身)・변화신(變化身), 법신・응신・화신, 법신・보신・금화신, 진신・보신・응신 등의 다양한 용어로 설명된다. 법상종의 자성신・수용신・변화신을 이 대목에서는 소개하고 있다. 
2)법계의 이치와 일치한 진신(眞身)을 자성신(自性身) 혹은 본체신(本體身)이라 한다. 보통 우주 본체인 진여 실상 등의 법(法)을 포함하여 이에 일치한 불신을 가리켜 법신이라 칭한다. 세간에 출현한 부처님의 본체로 이해되기도 하며. 부처님의 교설이나 계(戒)・정(定)・혜(慧)・해탈(解脫)・해탈지견(解脫知見) 등의 5종을 일컬어 법신이라 칭하기도 한다.
3)미묘하고 깊은 법미(法味)를 즐기며 선행(禪行)을 닦고 덕을 쌓는 마음의 즐거움을 법락(法樂)이라 한다. 부처님 스스로 받는 법락을 다른 보살에게도 주는 불신을 타수용신(他受用身), 얻은 바의 법락(法樂)을 스스로 즐기는 측면에서 자수용신(自受用身)이라 일컫는다. <유식론>에서 타수용신과 변화신은 외부의 대상인 중생을 향해 설법 교화하는 몸, 자수용신은 광대한 법락을 안으로 혼자 받는 몸이라 하였다. 이 법락은 한없이 즐거우며 영원히 계속된다. 타수용신은 10지(地)의 초지(初地) 이상의 보살이 볼 수 있고 자수용신은 다른 보살이 보고 들을 수 없다. 법상종에서는 자수용신을 보신, 타수용신을 응신에 배대한다.
4) 변화신(變化身)은 2승(乘)과 범부를 교화하는 작용을 한다. 자수용신을 보신에 배대한다면 타수용신은 응신에 해당한다. 한편 응신은 둘로 구분하는데, 타수용신의 승응신(勝應身)과 변화신의 열응신(劣應身)이다. 승응신은 수승한 근기가 보는 불신, 16~18척의 불신으로서 낱낱 상호(相好)가 법계에 주변(周遍)하므로 대열승응신(帶劣勝應身) 또는 장륙존특합신불(丈六尊特合身佛)이라 한다. 열응신은 보리수 아래에서 길상초를 깔고 오도(悟道)하시고 녹야원 설법을 하신 역사적인 부처님을 지칭하며 노비구(老比丘)의 모양을 나타내어 입적하신 석가모니 부처님을 일컫는다.
5)불과(佛果)의 공덕을 지덕(智德)・단덕(斷德)・은덕(恩德)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단덕은 부처님이 온갖 번뇌를 다 끊어 남김이 없는 덕이고, 지덕은 부처님이 평등한 지혜로 일체 것을 다 아시는 덕이며, 은덕은 부처님이 중생을 구제하려는 서원으로 말미암아 중생을 구하여 해탈케 하는 덕이다.
6)2공관은 생공관(生空觀)과 법공관(法空觀)을 지칭한다. 이를 ‘생법이공관(生法二空觀)’이라 하는데 그 첫째인 ‘생공관’은 아집(我執)인 주관적 미집(迷執)을 없애어, 아(我)는 공하다고 관하는 것이다. 둘째인 ‘법공관’은 아집에 의하여 일어나는 근본인데, 물(物)과 (心)의 모든 법에 대한 객관적 미집을 없애고, 물과 심의 모든 법이 공하다고 관하는 것이다.
7)깨달음의 경지이어서 더러움이 없으니 더 이상의 번뇌를 증상하지 않거나 번뇌와 함께 하지 않는다.
8)삼매에 의해 신통이 이루어지며 이를 통해 자재하게 몸을 나타낸다.
9)《밀엄경》과 《금강정일체유기경》에서 주로 언급된다. 밀엄국(密嚴國)은 ‘법신이 의지한 장소’로 화장세계(華藏世界)를 지칭하거나 극락정토(極樂淨土) 혹은 밀엄정토(密嚴淨土)를 의미한다. 여기서 ‘밀엄’이란 3업[몸ㆍ말ㆍ뜻]로 장엄한 대만다라 도량이라는 뜻이다.
10)각자의 체성을 자성(自性)이라 하고 그 모양을 자상(自相)이라 일반적으로 일컫는데, 사실 형상이 있다거나 혹은 없거나 모두 실체가 공무(空無)하며 분별할 것도 없다. 따라서 만유 제법의 체성 또는 체상을 자상(自相)이라 지칭하더라도 자성청정심(自性淸淨心)이며 공공적적(空空寂寂)하다.
11)《화엄경》 권 13(80권본 실차난타(實叉難陀) 법사 번역)의 게송이다. 여기서 거론되는 유(有) 내지 무(無)는 비유비무문(非有非無門)의 유(有)에 해당한다. 참고로 4문을 경론 혹은 종파로 구분한다면 다음과 같다. <유식론>은 유문(有門)을 밝히고 <장진론>은 공문(空門)을 설하고 <변중변론>은 역유역공문(亦有亦空門)을 나타내고 <중론>은 흔히 비유비공문(非有非空門)을 가림한다. <화엄경> 원문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我性未曾有 所亦空寂 云何諸如來 而得有其身.” 이해를 위해 게송의 앞 뒤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여래의 법은 성품이 본래 공적(空寂)하고 안과 밖을 모두 해탈하여 온갖 망상(妄想)떠났으니 짝 없는 법이다. 세간 중생 깨쳐 주며 한량없이 조복하며 적멸(寂滅)법을 관찰하니 신통력이 한량없다. 걸림 없음 아시나니 선서(善逝)의 법 이러하며 여래께서는 제도하심을 그치지 않는다. 부처님의 금색신(金色身)은 유(有) 아니며 또한 유에 두루하여 중생들의 마음 따라 적멸한 법을 교설하신다.
12)‘身은 無爲하여 諸數에 떨어지지 않음이라. 몸의 실상을 觀하는 것 같아서 佛을 관함도 또한 그러하다’라는 《유마경》의 제자품의 구절이다. <화엄연의초> (권 9)에서도 관련 내용을 강조하고 있다. 여기서 수(數)는 훈(訓).석(釋)․언(言)․사(詞)와 자상(自相), 공상(共相)등이 무량차별을 의미한다. 따라서 법수에 떨어지지 않는다는 의미는 여래의 해탈(解脫)과 명행(明行)은 수도 없고 짝도 없다는 뜻이다. 우리가 사는 세간의 인(因)과 양(量)으로 여래에게 허물이 있다거나 없다는 등의 헤아림으로 셈할 수 있는 바가 아니다. 화엄의 게송에서 이르기를 ‘부처님은 5온도 계(界)도 처(處)도 아니어서 수법(數法)으로 성립함 아니니 사람 중의 사자라네.’라고 하였다.

-한국불교선리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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