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직계 제자들이 깨달음을 노래한 게송을 엮은 팔리어 경전이 우리말로 번역됐다.

전재성 한국빠알리성전협회 회장은 최근 《쿳타까니까야》에 속한 《테라가타 - 장로게경》과 《테리가타 - 장로니게경》을 번역 출간했다. 국내 처음으로 빠알리어 원전에서 직역한 것했다.

두 경전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찬탄하는 게송과 전·현생의 인연담을 기록한 주석으로 구성돼 있는데, 전재성 회장은 인연담까지 모두 완역했다. 인연담까지 완역한 것은 전 세계적으로 전재성 회장이 처음이다.

《테라가타》에는 장로들의 오도송 129수가 실려 있다. ‘신발을 벗고 가시밭길을 걸어가듯’(946번째 게송) 정진하는 수행자의 삶이 오롯이 담겨 있다. 또 “사기꾼들, 협잡꾼들, 위증자들, 파렴치한들이니, 그들은 많은 수단을 동원하여 물질적 이익을 취한다.”(940번째 게송)는 게송처럼 사이비 수행자들에 대한 준엄한 비판도 담겨 있다.

《테라가타》는 “부처님에 가려진 직계 제자들의 위대성을 알 수 있는 경전”이다. 부처님 입멸 후 결집을 주도한 마하가섭은 두타행을 고집하는 완고한 고행주의자처럼 알려져 있지만, 그가 얼마나 자애심 깊은 성자였는지는 오직 이 경전을 통해서만 알 수 있다.

《테리가타》는 101명 또는 102명의 장로니가 읊은 522수의 시들로 구성돼 있다. 수많은 경전 가운데서 비구니들의 노래만을 담은 것은 이 경전뿐이다. 《테리가타》는 또 남성출가수행자들에게 가려진 여성출가제자들의 위대성을 알 수 있는 매우 소중한 경전이다.

기원전 3세기경 그리스 철학자 메기스테네스는 저서 《인도지(印度誌, Indica)》에서 “인도에는 놀라운 사실이 있다. 그곳에는 여성철학자들이 있어, 남성철학자들과 겨루어 난해한 것을 당당하게 논의한다.”고 기록했는데, 그 여성철학자들이 《테리가타》의 주인공, 또는 그들의 후예들이다. 전재성 회장은 “《테리가타》는 인류 역사에서 여성철학자들이 남성들과 당당히 깨달음을 논하고 이를 시 형식을 빌려 기록한 최초의 철학서”라고 강조했다.

《테리가타》는 여성답게 깨달음의 순간들을 매우 아름답게 묘사한 시집이기도 하다. 장로니 쑤메다는 ‘매일 매일 삼백 개의 창으로 새롭게 몸이 찔리고, 백 년 동안 살해되더라도, 괴로움이 종식된다면, 그것이 더 낫습니다.”(496번째 게송, 473번째 게송)라고 절박하게 노래하고 있고, 장로니 비자야는 “희열과 행복이 나의 몸에 스며들었다. 어둠의 다발이 부수어졌다.”라고(174번째 게송) 깨달음을 이루게 순간을 읊었다.

전재성 회장은 “부처님 출가제자들의 오도송은 위대한 장로, 장로니들이 인생의 고에서 벗어나 삶의 진실을 찾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에서, 집을 떠나 목숨을 건 치열한 수행으로 결국 열반의 절대평안을 성취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일독을 권했다.

한국빠알리성전협회 | 《테라가타》 7만원, 《테리가타》 4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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