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누구나 심신이 편안한 삶을 살고 싶어 합니다. 편안한 삶은 경제적 풍요나 명예나 권력이 보장해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아무 가진 것 없을지언정 마음이 편안하면 부러울 게 없습니다. 욕심과 성내는 마음, 어리석음을 여의게 되면 누구나 안락(安樂)한 경지를 누릴 수 있습니다.

《잡아함경》에서는 안락한 마음을 얻는 방법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덧없는 생각들을 끊어야 한다. 그러면 마음이 넉넉하고 안락하리라. 무엇이 덧없는 생각인가? 육신에 매달리는 것이 덧없는 것이다. 좋고 나쁜 느낌에 매달리는 것이 덧없는 것이다. 보고 느낀 생각들이 덧없는 것이다. 자기중심적으로 사물을 판단하는 것이 덧없는 것이다.”

부처님은 오로지 마음을 스스로 고요하게 가질 것을 제자들에게 당부하셨습니다. 즉 마음이 고요한 사람은 시장터에 있어도 평안하지만, 마음이 번잡한 사람은 외딴 섬에 홀로 있어도 고요함을 얻을 수 없습니다.

조선시대의 문신 안정복은 그의 저서 《순암집》에서 마음에 대해 이렇게 다스릴 것을 피력했습니다.

“내 몸의 본체는 고요하나 내 몸의 작용은 느끼는 것이 많다. 고요할 때 보존하여 물처럼 담박하니 움직이면 살피되 낌새를 잘 살펴라. 어둡기 쉽고 혼란스럽기 쉬우니 언제나 조심하고 사사로운 취향과 욕심을 끊고 온갖 잡념을 없애라. 혹독한 관리가 조사하듯 샅샅이 살피고 무엇 하나 남기지 말고 촘촘한 빗자루로 먼지 쓸 듯 하라. 오랜 시간이 지나면 공부가 깊어져 나의 참마음과 참모습을 되찾으리라.”

대혜 종고(1089~1163) 선사는 “조용한 곳만을 찾는 이는 마치 검은 산 밑에 있는 귀신 소굴에서 사는 것과 같다. 시끄러움과 조용함에 꺼둘리지 않고 고요함을 잃지 않는 것만이 진정한 공부인이다.”고 경책했습니다. 진실로 안락한 삶을 원한다면 어디에 있든 마음을 잘 다스릴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하겠습니다.

법진 스님 | 본지 발행인 · 재단법인 선학원 이사장

저작권자 © 불교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