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을 만난 것이 일생의 가장 큰 행운이라 믿는 변호사가 명상수행 체험서를 냈다. 김승석 변호사의 《나 홀로 명상》이다. 1995년부터 제주불교신문에 연재한 사띠빳따나(사념처) 체험기를 책으로 묶었다.

경전과 논서로 수행을 배우기란 참 어렵다. 명상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높지만 어디서 어떻게 시작할지는 막막하다. 명상 관련 서적은 어렵고, 명상단체를 찾아가야 할지 머뭇거리는 게 보통이다. 제대로 된 스승을 만나는 것도 하늘에 별따기이다. 명상은 시도하긴 쉽지만 포기하는 것도 그만큼 쉽고 빠르다. 홀로 명상수행하려는 이들을 위한 지침서로 《나 홀로 명상》은 제격이다.

《나 홀로 명상》은 명상을 모르는 초심자, 변호사이자 제주시 정무부시장 출신의 불자가 지방선거의 낙선이라는 좌절을 맛본 이후 스트레스를 이겨내는 과정에서 맛난 사띠빳따나 수행체험기이다.

김 씨는 홀로 사띠빳따나를 수행했다. 하지만 스승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부처님의 음성이 생생한 빨리 경전과 논서를 그는 스승으로 삼았다. 그는 초기경전을 공부하고 사띠빳따나를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마음의 평화를 얻었다고 말한다. 불교신자로 살았지만 괴로운 상황에 직면하면 스트레스가 고조됐다. 하지만 사띠빳따나를 만나고 인상까지 부드러워졌다.

김씨는 명상하면서 일어난 그때그때 상황과 마음의 변화 등을 경전과 논서를 통해 점검한다. 그는 자기가 겪은 과정을 그대로 드러내 다른 사람들이 명상과정 겪을 수 있는 일들을 미리 설명하고 길잡이를 자처한다. 확실히 점검 받을 수 있도록 쉽게 정리하려 노력했다. 스님들이나 전문가가 아니어도 명상수행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 ‘누구나 따라할 수 있겠구나’라는 자신감을 준다.

우리는 사성제 팔정도가 수행의 근본임을 안다. 계정혜 삼학도 안다. 하지만 단어의 뜻풀이만 알뿐 수행에 어떻게 적용되고, 수행과정에서 어떻게 삼학 등을 접하게 되는지 모른다. 김씨는 이렇게 말한다. “바른 정진(正精進)·정념(正念)·바른 삼매(正定)는 세 사람이 솔밭 모양으로 앉아있는 모습과 같아서[鼎坐] 마음이 침체되거나 들떠 있을 때는 삼매 체험을 할 수 없었다. 삼매의 무더기인 세 가지가 균형을 이루어야 선정 상태가 길어지고 낮은 단계에서 높은 단계의 선정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사띠(念) 수행은 사마타(止)와 위빠사나(觀) 수행의 태반과 같은 역할을 한다는 것을 스스로 느꼈다.” 김씨는 자신의 경험을 그대로 옮겼다.

김씨는 “세상에서 존경받는 분께서 잘 설하신 가르침은 현세의 유익한 가르침이며, 시간을 초월한 가르침이며, 와서 보라는 가르침이며, 향상으로 인도하는 가르침이며, 슬기로운 사람들이 알아서 하는 가르침”이라 말하며 ‘나 홀로 명상’했다.

김씨는 “금생에 성자의 반열에 들지 못해도 해탈 열반의 확고한 디딤돌을 놓는 방법을 배웠고, 수행 점검을 해줄만 한 스승이 없어 초기경전에 의지하여 수행할 수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부처님께 감사드렸다”고 했다. 김씨는 “단 한사람이라도 이 책을 통해 명상수행에 감흥을 일으켜 도 닦음의 길을 여는 나침반이 되길 기대하면서 용기를 냈다”고 《나 홀로 명상》 출간이유를 설명했다.

인경 스님(명상상담연구원장)은 “사띠빳따나 수행의 준거인 《염처경》에 대해 깊이 다룬 것을 보고 반가웠다. 《염처경》은 인간을 몸(身), 느낌(受), 마음(心), 현상(法) 네 영역으로 분류하고, 그것들을 존재하는 그대로 관찰하여 일상의 삶에서 해탈을 얻게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동안 출가자들 중심으로 해설서가 나왔지만 재가자의 입장에서 수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기술한 것은 (이 책이) 처음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추천사를 썼다. 인경 스님은 “더욱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며 이 책과의 좋은 인연 맺기를 더불어 추천했다.
김승석/불광출판사/12,000원
02)420-3300

서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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