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9. 법계(法界)1)의 모든 국토, 하나하나의 미세한 티끌 속에도 여래는 해탈력(解脫力)2)으로 그곳에 몸을 두루 나타내신다. 법신(法身)3)은 허공과 같아서 장애도 없고 차별도 없으며, 색신(色身)4)은 그림자와 같아서 갖가지 여러 형상을 드러낸다. 그림자는 방소(方所)5)가 없으며 허공과도 같아서 본체가 없는 것이다. 지혜가 큰 사람은 그러한 평등함을 깨닫는다. 불신(佛身)은 취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생겨남도 없고 행위도 없지만 대상을 따라 널리 나타나내시니 평등함이 허공과도 같다. -화엄경(華嚴經)

260. 모든 부처님의 법신(法身)은 중생의 마음을 따라 몸을 나타내시니, 한 부처님의 몸이 국토(國土)에 의거해 무량한 부처님이 되어 나타나신다. -화엄경(華嚴經)

261. 불신(佛身)은 법계(法界)에 충만하여 온갖 중생 앞에 널리 나타나신다. 이같이 수연부감(隨緣赴感)6)하여 두루 미치지 않는 곳이 없으시지만, 항상 이 보리좌(菩提座)7)에 머무르고 계신다. -화엄경(華嚴經)

262. 모든 부처님들께서는 끝없는 몸이 있으셔서, 모습이 청정하여 제취(諸趣)8)에 두루 들어가셔도 더럽혀지는 일이 없으시다. 모든 부처님들께서는 끝없고 막힘없는 눈이 있으셔서, 온갖 사물을 모두 밝게 보신다. 모든 부처님들께서는 끝없고 막힘없는 귀가 있으셔서, 온갖 소리를 알아들으신다. 모든 부처님들께서는 끝없고 막힘없는 코가 있으셔서, 부처님들의 자유의 피안(彼岸)9)에 이르신다. 모든 부처님들께서는 크고 긴 혀가 있으셔서, 미묘한 음성을 내어 법계에 두루 미치게 하신다. 모든 부처님들께서는 끝없는 몸이 있으셔서, 중생의 마음에 응하여 뵐 수 있게 하신다. 모든 부처님들께서는 끝없는 생각이 있으셔서, 무애・평등한 법신에 안주하신다. -화엄경(華嚴經)

263. 경수보살(敬首菩薩)이 부처님에게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초지(初地)10)로부터 마지막에 이르면, 그 결과인 신변(神變)11)으로서 두 가지 법신(法身)을 얻습니다. 하나는 법성신(法性身)12)이고, 둘은 응화법신(應化法身)13)인데 그것은 어떤 모습이고, 어떤 마음입니까?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불자(佛子)야 출세간(出世間)14)의 결과로 초지부터 불지(佛地)15)에 이르도록 각기 두 가지 법신이 있다. 제일의제법(第一義諸法)16)의 흐름 속에서 그 본성을 따라서 지혜가 생기므로 실지(實智)17)가 곧 법신이다. 법의 작용 자체를 모아서 몸으로 삼고, 모든 중생의 선근(善根)18)이 이 실지(實智)의 법신을 감응(感應)19)케 하는 까닭에 법신이 능히 무량한 법신을 나타내어 응한다. 소위 모든 세계 국토의 몸, 온갖 중생의 몸, 온갖 부처님의 몸, 온갖 보살의 몸이다. 불가사의한 몸을 모두 나타내신다. -보살영락본업경(菩薩瓔珞本業經)

264. 모든 부처님의 법신은 평등하여 모든 곳에 두루 하시니, 작의(作意)20)가 없으므로 자연(自然)21)이라 말씀하셨다. 오직, 중생의 마음에 의지하여 몸을 나타내시는 것이다. -기신론(起信論)

[각주]
1)법계(法界, dharma-dhātu): 세계 또는 우주 전체, 진리 그 자체인 진여(眞如). 화엄종(華嚴宗)에서는 4종 법계를 말한다. 사법계(事法界)는 사물·현상의 세계, 이법계(理法界)는 이치의 세계, 이사무애법계(理事無礙法界)는 이치와 사물·현상이 교류·융합하는 세계, 사사무애법계(事事無礙法界)는 사물·현상이 서로 교류·융합하는 세계.
2)해탈시키는 힘.
3)색도 형태도 없는 진실 그 자체의 몸. 영원불변의 진실의 모습.
4)물질적인 신체. 육신. 육체.
5)공간의 일부를 차지하는 장소.
6)인연을 따라 응함.
7)부처님이 성도하신 자리.
8)중생이 업(業)에 의해 생사를 반복하는 여섯 가지의 세계. 지옥취(地獄趣)는 고통 받는 지하의 세계, 아귀취(餓鬼趣)는 항상 밥을 구하는 귀신들이 사는 곳, 축생취(畜生趣)는 금수가 사는 곳으로 인계(人界)와 있는 곳을 같이함, 아수라취(阿修羅趣)는 항상 진심을 품고 싸움을 좋아한다는 대력신(大力神)이 사는 곳, 인간취(人間趣)는 인류가 사는 곳으로 4대주, 천상취(天上趣)는 몸에 광명을 갖추고 자연이 쾌락을 받는 중생이 사는 곳.
9)이상의 세계. 이상의 경지. 미혹의 차안(此岸)에 대하여 깨달음 세계를 말함.
10)보살수행 52위중 10지의 제1 환희지(歡喜地). 52위(位)는 10신(十信), 10주(十住), 10행(十行), 10회향(十廻向), 10지(十地), 등각(等覺), 묘각(妙覺). 10지는 환희지(歡喜地), 이구지(離垢地), 발광지(發光地), 염혜지(焰慧地), 난승지(難勝地), 현전지(現前地), 원행지(遠行地), 부동지(不動地), 선혜지(善慧地), 법운지(法雲地)를 말함.
11)중생을 구하기 위하여 중생의 소질과 능력에 따라 여러 가지의 모습과 형태로 변하는 것.
12)부처님 그 자체.
13)응신(應身), 화신(化身). 중생을 구제하려고 부처님 자신이 중생의 모습으로 변신하여 나타난 것. 응신과 화신을 구별하는 경우, 응신은 수행이 높은 자에 앞에 나타나는 모습이고, 화신은 수행이 낮은 자, 혹은 인간 이외의 것으로 앞에 나타난 모습.
14)깨달음의 경지에 드는 것.
15)깨달음의 단계. 보살이 도달할 수 있는 궁극의 경지.
16)최고의 진리. 완전한 진리.
17)진리로 통하는 지혜.
18)선을 만드는 근원. 선덕의 근본.
19)중생의 신심이 진실하게 느껴져 부처님과 보살이 답하는 것.
20)분별하는 마음.
21)진실한 모습 그대로.

-한국불교선리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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