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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무원장 직선제라는 방편
2017년 02월 08일 (수) 08:49:10 박병기 buddhismjournal@daum.net
 금권 선거의 위험은
투명한 공영제를 통해 극복 가능

‘사회가 무엇일까’라는 물음에 대한 답은 생각보다 찾기 쉽지 않다. 사회를 인간들 사이의 관계로 보는 관점에서부터 하나의 살아있는 유기체라고 보는 관점에 이르기까지, 그 정의(定義)가 다양하고 서로 충돌하기도 한다. 그 사회를 직접적인 연구대상으로 삼는 사회학이 21세기 들어서면서 이전만큼 각광을 받지 못
   
하는 이유에는, 바로 이러한 사회에 대한 정의의 어려움도 포함된다.

우리가 속해있는 여러 모임과 단체, 제도 등은 그것을 규율하는 각각의 규범을 지니면서 우리를 통제하기도 하고, 구성원들 사이의 연대감을 증진시키기도 한다. 그런데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그 규범은 물론 모임과 제도 자체의 성격을 바꿀 수 있는 가능성과 권한이 구성원들에게 주어진다. 특히 민주공화주의를 천명하고 있는 우리 헌법 속에서 그 권한은, 시민의 책임을 동반하면서 반드시 지켜져야 하는 것으로 보장받고 있다.

물론 민주주의 운영과 온전한 작동을 위한 제도적 틀을 바꾸는 것은 주로 국회와 지방의회 같은 입법기관의 몫이지만, 그 정당화 근거는 우리 같은 시민들의 위임과 지속적 평가다. 이러한 대의민주주의가 공약(空約)과 시대착오적인 엘리트의식 등에 의해 왜곡되면서 참여와 숙의가 새롭게 요청되고 있다. 그럼에도 직접 선거에 의거한 권력의 위임 과정은 민주주의, 즉 시민이 주인이 되는 이념과 제도의 근간일 수밖에 없다.

1987년 6월 시민항쟁의 일정한 영향 속에서 진행된 1990년대 조계종단 개혁은 본사주지 직선제와 총무원장 간선제 등을 도입하여 권한의 정당성 근거를 확립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졌다. 그 후 20년 이상의 운영을 통해 그 성과와 한계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성과가 없지는 않지만, 돈 선거와 파벌다툼, 승가에 대한 부정적 인식 강화 등의 문제점이 더 많이 부각되어 있다.

이제 이 현실을 직시하면서 제도 개선과 함께 구성원들의 의식 자체를 바꿔가는 노력이 절실하다. 모든 제도는 그것을 만든 사람들에 의해 바뀔 수 있고 또 바뀌어야 한다. 선거제도로서 직선제는 모든 구성원들의 의견을 다 들을 수 있다는 장점과 함께 그 과정이 돈이나 기득권 집단에 의한 정보 왜곡 등으로 형식상의 민주주의로 전락할 수 있는 위험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그럼에도 2017년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는 직선제로 치러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비구승 중심의 제한적인 간선제로는 사부대중공동체를 이루는 나머지 세 축의 의견을 거의 반영할 수 없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우선 교육이나 수행 정도에서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 비구니스님들이 대부분 소외되어 있고, 재가자들은 온전히 배제되어 있다. 말 그대로 허울뿐인 대승불교인 것이다.

이번 총무원장 선출은 최소한 선거권에 있어서는 모든 비구승과 비구니승이 차별 없이 보장받을 수 있는 직선제로 이루어져야 하고, 어떤 비율로든지 재가자들의 몫 또한 보장되어야 한다. 금권 선거의 위험은 투명한 공영제를 통해 극복 가능할 뿐만 아니라, 선거권자의 범위가 획기적으로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물론 직선제가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현재 조계종단 집행부로 상징되는 한국불교계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중요한 출발점이다. 수행자들이 수행지를 구걸해야 하고,부유한 종단임에도 스님 대부분은 가난한, 비정상적인 상황을 근원적으로 극복하는 첫 단추이기도 하다. 총무원장 직선제 실현을 위해 마음을 모아 실천할 때다.

-한국교원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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