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은 삶이다. 생명을 가진 모든 존재는 음식을 먹음으로써 육신을 보전한다. 음식은 몸을 지탱하는 최소한의 필요조건이자, 삶을 유지해가는 필수 요소이다. 한 번 살다 가는 생이니 제대로 살아야 하듯, 내 삶의 한 부분인 음식 또한 제대로 먹어야 한다.

지난해 조계종으로부터 첫 ‘사찰음식명장’으로 선정된 선재 스님이 사찰음식을 주제로 책을 펴냈다. 이 책은 흔한 사찰음식 요리책이 아니다. 부제 ‘선재 스님이 들려주는 자연과 음식, 인간에 대한 이야기’처럼 지은이는 이 책에서 인간답게 제대로 살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알려준다.

스님은 음식을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몸’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고 제안한다. 집안에 어려운 일이 있거나 몸이 아파서, 혹은 일이 안 돼서 상담하러온 이에게 부처님은 책의 제목처럼 “당신은 무엇을 먹고 사십니까?”라는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몸을 벗어야 할 대상이 아니라 깨달음의 주체로 본 부처님은 내가 무엇을 먹고 살고 있는지 살피고, 바른 음식을 먹고 바른 생각으로 살아야 지혜롭게 잘 살 수 있다고 여겼다는 것이다. 부처님이 음식에 대해 많은 당부를 남기신 이유이기도 하다.

사찰음식은 ‘삶을 돌보고 깨우는’ 음식이다. 사찰음식은 자연의 음식이며, 생명을 살리고 자연의 온 생명과 함께 공존하는 요리이다.

사찰음식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다른 생명에 해를 주지 않고 자연에서 거둔 제철음식’에 있다. 제철 음식은 제철에 거둔 재료로 조리한 음식을 뜻하는 것만은 아니다. 지근거리에서 거둔 신선한 재료로 만든 음식이고, 가공하지 않는 자연 그대로의 재료로 만든 음식이기도 하다. 이 제철 음식을 “조화되도록 지혜를 발휘해 먹는 것이 제대로 먹는 것이고 제대로 사는 것”이란 것이 지은이의 지론이다.

이 책 마지막 장에서 지은이는 ‘한국인이 사계절 꼭 먹어야 하는 사찰음식’ 21가지를 소개했다. 각 재료에 대한 풍부한 이야기와 맛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쉽고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조리법을 담았다.

불광출판부 | 1만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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