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신 직전의 정원 스님<페이스북 캡처>

지난 7일 광화문시민열린마당에서 분신한 정원 스님이 누구인지 국민들의 관심이 증폭하고 있다.

정원 스님은 올해로 세납 65세다. 1977년 성철 스님이 주석하던 해인사에 들어가 머리를 깎았다. 1978년 사미계를, 다음 해에 비구계를 받고 정식 승려가 되었다.

1980년 법주사 강원에서 공부하고 있던 스님은 광주사태와 10·27법난이 발생하자 서울에 올라와 ‘불교탄압 공동대책위원회’ 일원으로 활약했다.

2005년부터 시민단체를 통해 사회참여 활동을 본격화한 스님은 4대강 사업을 금수강산을 난도질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이명박 정권과 맞서 싸웠다. 2007년 이명박에 계란을 투척한 일로 폭행죄, 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체포돼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2011년엔 상암동 박정희 기념관을 파괴한 혐의로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는 등 벌금형도 세 번이나 받았다.

▲ 세월호 사건에 항의하며 시위하고 있는 정원 스님.

2014년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사건은 스님에게 엄청난 충격이었다. 스님은 “기이한 종교체험 못지않은 충격이었다”고 고백하고 보름간 식음을 전폐하다시피 하며 팽목항에서 기도했다. 그러나 생명 하나 건져낼 수 없다는 절망감에 빠져 한국에서의 삶을 피해 베트남에서 2년간 탁발을 하며 지냈다.

스님은 또 2015년 12월 한일정부간 맺은 위안부협정에 분노했다. 2016년 1월 초 외무부 서울청사 앞으로 달려가 화염병을 투척했다. 이 일로 스님은 3개월간 서울구치소에 복역해야 했고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 보호관찰 2년을 선고받았다.

이러한 삶을 살아온 스님은 지난 7일 “박근혜는 내란사범, 한일 협정 매국질 즉각 손 떼고 물러나라" 등 메시지를 남기고 분신을 시도했다. 전신에 3도 화상을 입은 스님은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다. 현재 위중한 상태로 자가호흡이 불가하지만 서울대병원 측은 가족들과 비상대책위가 평소 스님의 뜻이었다며 연명치료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교계 한 관계자는 정원 스님의 모습에서 1963년 6월 11일 분신했던 월남의 틱광둑 스님(당시 스님도 세납 65세)을 떠올린다고 말했다. 당시 월남 고딘 지엠 정권의 불교탄압과 독재에 맞서 틱광둑 스님은 수많은 스님들과 경찰이 지켜보는 가운데 소신공양했다. 스님은 불길이 치솟아 오르는 동안에도 가부좌를 풀지 않아 전세계에 충격과 놀라움을 안겨줬다. 결국 고딘 지엠 정권은 얼마가지 않아 패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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