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보 제320호 《월인천강지곡》 권상. <사진=문화재청>

세종이 비 소헌왕후의 공덕을 빌기 위해 지은 《월인천강지곡》이 국보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은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 권상과 ‘평창 월정사 석조보살좌상’ 등 불교문화재 2건을 국보 제320호와 제48-2호로 각각 지정하고, ‘금강산 출토 이성계 발원 사리장엄구 일괄’을 보물 제1925호로 각각 지정했다고 1월 3일 밝혔다.

《월인천강지곡》 권상은 한글을 창제한 세종이 아내인 소헌왕후의 공덕을 빌기 위해 직접 지은 찬불가이다. 훈민정음 창제 이후 가장 빠른 시기에 지어져 활자로 간행된 점에서 창제 후 초기 국어학 연구와 출판인쇄사를 연구하는 데 매우 중요한 문헌이다.

‘평창 월정사 석조보살좌상’은 국보 제48호 ‘평창 월정사 팔각구층석탑’ 남쪽에 무릎을 꿇고 앉아 두 손을 가슴 앞에 모아 탑을 향해 공양을 올리는 모습을 취한 보살상이다. 발굴조사 결과 탑과 공양보살상이 같은 지표면 위에 만들어졌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원래부터 하나의 구성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 같은 탑전(塔前) 공양보살상은 이전에는 찾기 힘든 고려 전기 특징인 동시에 다른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우리나라만의 독창적인 도상과 구성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가치와 의미를 지닌다.

보물 제1925호로 지정된 ‘금강산 출토 이성계 발원 사리장엄구 일괄’은 태조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하기 직전에 많은 신하와 함께 발원한 사리장엄구로, 1932년 금강산 월출봉 석함 속에서 발견됐다. 유물 중에는 발원자, 발원 목적과 내용, 제작 장인 등 조성경위를 알 수 있는 명문이 있어 사료적 가치가 크고, 출토 장소와 제작 시기가 분명하며, 이 시기에 사용된 공예기법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 등에서 역사적, 예술적, 학술 가치가 크다.

문화재청은 이와 함께 ‘국새 황제지보(國璽 皇帝之寶)’와 ‘국새 유서지보(諭書之寶)’, ‘국새 준명지보(濬明之寶)’ 등 1876년에서 1897년까지 고종 연간에 제작된 국새 3점을 각각 보물 제1618-2호와 제618-3호, 제1618-4호로, 《협주명현십초시(夾注名賢十抄詩)》를 보물 제1926호로, ‘박동형 초상 및 함’을 보물 제1927호로 각각 지정했다.

▲ 보물지정예고된 곡성 도림사 아미타여래설법도. <사진=문화재청>

한편, 문화재청은 ‘경주 불국사 삼장보살도(三藏菩薩圖)’와 ‘곡성 도림사 아미타여래설법도’, ‘몽산화상법어약록(언해)〔蒙山和尙法語略錄(諺解)〕’ 등 불교문화재 3점과 ‘김윤겸 필 영남기행화첩’, ‘청자 상감퇴화초화문 표주박모양 주전자 및 승반’, ‘청자 죽순모양 주전자’, ‘청자 투각연당총문 붓꽂이’ 등 일반 문화재 4점을 12월 29일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경주 불국사 삼장보살도’는 영조 15년(1739)에 밀기(密機), 채원(彩元), 서징(瑞澄) 스님 등 경북지역에서 활동하던 화승들이 경주 거동사(巨洞寺) 오주암(五周庵)에서 조성해 불영사에 봉안한 불화로, 18세기 전반기 삼장보살도 도상 및 화풍 연구에 중요한 자료다.

‘곡성 도림사 아미타여래설법도’는 영조 6년(1730) 철매(哲梅) 스님의 증명 아래 수화원(首畵員) 승려인 채인(彩仁), 진행(眞行), 즉심(卽心), 각천(覺天), 책활(策活) 스님 등이 조성한 작품이다. 18세기 전반기 화풍과 화사(畫師) 간 교류를 통한 화맥(畵脈)의 전승 관계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몽산화상법어약록(언해)’는 중국 원나라의 고승인 몽산화상(蒙山和尙) 덕이(德異, 1231~?) 스님의 법어를 간략하게 줄여 적은 것으로, 신미(信眉) 스님이 토를 달고 우리말로 번역한 책이다. 초인본(初印本)으로 원문이 손상되지 않고 전 장을 갖추고 있다. 문화재청은 “훈민정음이 반포되고 나서 머지 않은 시기에 간행된 도서라는 점에서 국어학 연구와 조선 전기 출판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서 가치가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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