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도사 주지 청호 스님이 금호아시아나그룹 본사 앞에서 사찰 이전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찰 앞을 가로지르는 고속도로 건설로 수행환경이 훼손될 위기에 처한 경기도 광주 수도사(주지 청호 스님)가 시행사인 금호건설에 사찰 이전을 요구했다.

수도사 주지 청호 스님은 12월 22일 낮 12시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 본사 건물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문화유산은 한번 훼손되면 다시는 본래의 모습을 되찾기 어렵고, 수행환경도 망가지면 다시 복원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요구했다.

스님은 기자회견에서 낭독한 ‘문화재 보유 사찰 광주 수도사의 수행환경 수호를 위한 입장’이란 제목의 입장문에서 “회사의 이윤뿐 아니라 사회의 공익을 우선해야 하는 대기업인 금호건설이 합리적이고 합당한 대안을 제시할 것을 강력하게 요청한다”며, “저를 비롯한 수도사 신도들은 금호건설이 수용 가능한 대안을 제시할 경우 대승적 차원에서 협의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스님은 “수도사의 역사와 문화재를 지키기 위해서는 이전이 유일한 대안”이라며, “수도사가 수용 가능한 대안은 사찰 이전뿐”이라고 말했다. 다만 사찰 이전 장소는 시행사인 금호건설 측과 협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스님은 또 입장문에서 “수도사 이전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시 금호 건설이 해체되는 그날까지 싸울 것”이라며, “1인 시위와 신도들과 함께하는 이전 요구 집회를 금호아시아나그룹 본사 앞에서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스님은 이어 “수도사의 문화재와 역사를 지키기 위해 조계종과 협조해 다각적인 노력을 다하겠다”며, “각종 개발로 피해 보는 사찰들을 위해 종단 차원에서도 대응 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요청했다.

수도사에 따르면 도량 앞 80m 지점에 이천-오산 고속도로가 건설된다. 이천-오산 고속도로는 고속국도 400호선인 수도권 제2 순환고속도로의 일부로, 중부고속도로 곤지암 분기점에서 봉담-동탄 고속도로 동탄분기점을 연결하는 연장 29.7km의 왕복 4차선 고속도로다. 민자로 건설되며 2021년 12월 개통 예정이다. 수도사는 “고속도로가 건설되면 차량이 지나다니면서 발생하는 소음 피해는 물론 사찰 조망 차폐, 경관 훼손, 대기 오염 등 심각한 피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수도사는 고려시대에 창건된 절로 조선시대에 폐사 위기에 처했다가 철종 때 영의정 김좌근이 중창했다. 일제 강점기인 1943년 중수된 수도사는 수행과 지역포교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해 왔다. 수도사는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308호로 지정된 목조보살좌상을 소장하고 있다.

저작권자 © 불교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