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 청소법》 등의 저서로 일본 수행자의 심플하고 단순한 삶을 소개해온 마스노 슌묘 스님이 신작 《인생이라는 산에서 내려가는 연습》을 펴냈다. 스님은 이 책을 통해 삶의 터닝 포인트에 선 이들에게 위로와 조언을 건넨다.

마스노 슌묘 스님은 사람들이 무언가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려고 할 때, 인생 2막에서는 반드시 성공하여 복수하겠다는 일그러진 마음을 품게 마련이라고 진단한다. 그는 “하나의 산을 다 내려가면 그것으로 그 등산은 끝이 난다”며 “이미 하산한 산에 두고 온 것들만 아쉬워하며 발을 동동 굴러서는 제2의 산을 즐기며 올라갈 수 없다”라고 조언한다. 내려놓음의 미덕 그리고 여유를 가지는 것이 인생 2막을 등반할 때 갖추어야 할 준비물인 것이다.

특이한 것은 “애매하게 하는 것도 지혜”라는 조언이다. 마스노 슌묘 스님은 “서로의 의견이 다를 때 어느 한쪽으로 결정지으면 다툼이 일어나므로, 억지로 어느 한쪽으로 결정짓지 말고 둘 다 괜찮다고 생각하라”고 말한다. 일례로 도시 생활이 익숙해진 배우자를 억지로 자신의 고향으로 이끌지 말고 한 사람은 고향에, 한 사람은 도시에 살며 가끔 서로를 방문하는 것도 괜찮다고 귀띔한다. 이 책은 이렇듯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면서도 품위를 잃지 않는, 중년 이후의 삶의 비결에 대해 알려 준다.

또 이 책에는 각 장마다 깨우침을 주는 선어들이 등장하는데, ‘불퇴전(不退轉)’, ‘지족(知足)’, ‘유연심(柔軟心) 등의 선어는 인생의 후반기를 맞이한 이들에게 곱씹을만한 의미로 남을 것이다.

담앤북스 | 마스노 슌묘 지음 | 김지연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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