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연태 <월간 금강> 편집주간이 우리나라 곳곳의 정자와 누각을 둘러보고, 이를 주제로 한 누정시(樓亭詩)를 음미하는 역사문학 기행집을 냈다.

이 책 《정자에 올라 세상을 굽어보니》에는 누정을 소재로 한 시와 누정의 현판에 걸린 누정시 210여 편이 담겼다. 지은이는 한국의 대표적인 누각과 정자 22곳을 찾아 옛 문인들의 숨결을 되살린다.

책에는 선비들이 지은 시문과 함께 시를 지은 문인에 대한 소개, 누정의 창건자와 시대적 배경, 지리적 환경, 주변의 풍광과 인물에 얽힌 일화들을 상세히 기술했다. 독자와 몇 백 년 전의 문인들 사이에 단단한 가교를 놓는다. 신라시대 최치원과 고려의 이규보, 문익점, 이 색, 정몽주 등과 조선시대의 하 륜, 이 이, 정 철, 이산해, 김시습, 김병연, 서거정 등 이름을 떨친 시인 묵객들이 주류를 이룬다.

기실 이 책은 <월간 유심>에 3년간 36회 연재한 글을 묶은 것이다. 당초 1년만 연재하기로 했으나, 독자들의 꾸준한 관심과 응원으로 연재가 이어졌다. 누정시의 감상과 이해를 통해 역사와 시대의 흥망성쇠를 짚어낸 지은이의 내공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지은이는 “옛 선조들은 누정이 자리한 지역문화적 특색을 갖춘 개성 있는 형태의 한시와 가사문학 등을 발전시켜왔다”며 “누정시야말로 우리 문학계가 특별한 관심으로 학술적 연구를 통해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고전문학 분야”라고 당부한다.

책을 다 읽고 나면, 걸음 따라 길 따라 내딛는 곳에서 발견한 누각과 정자들, 예사롭지 않은 문학의 장으로 다시 보일 것이다.

인북스 | 19,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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