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광사 오불도’를 기증한 마티엘리 부부가 송광사 스님들과 한자리에 섰다. <사진=조계종 기획실 홍보국>

도난된 뒤 1985년 미국으로 반출된 ‘순천 송광사 오불도’(이하 오불도)가 국내로 돌아왔다.

조계종 총무원(원장 자승 스님)은 오불도 원 소장처인 송광사를 포함한 종단 대표단을 미국에 파견해 12월 2일 오후 3시(현지 시간) 포틀랜드박물관(관장 브라이언 J. 페리소)에서 기증식을 갖고 마티엘리 부부(Robert and Sandra Mattielli)로부터 오불도를 기증 받았다고 12월 6일 밝혔다. 이날 기증식에는 조계종과 문화재청 관계자, 문덕호 시애틀 총영사, 포틀랜드시청 문화국장, 포틀랜드 시민 등이 참석했다. 

▲ 송광사 오불도. <사진=조계종 총무원 홍보국>
오불도는 12월 7일 시애틀공항을 출발해 8일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조계종은 오불도를 불교중앙박물관으로 이운해 상태를 확인하고 안정화 작업을 한 뒤 오는 14일 오전 11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접견실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포틀랜드박물관은 오불도를 돌려주기에 앞서 9월 13일부터 12월 4일까지 ‘오불회도, 시간 속 여정’을 주제로 ‘송광사 오불도 특별전’을 진행했으며, 12월 3일에는 심포지엄, 만찬 행사를 개최했다. 포틀랜드 한인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포틀랜드 만찬행사에서는 또 한 차례 기증식이 진행됐다.

만찬에 앞서 열린 심포지엄에서는 로버트 버스웰 교수가 ‘송광사, 그 역사와 수행자의 삶’, 마야 슈틀러 교수가 ‘삶과 죽음의 참회, 송광사 화엄사상의 복합성’을 각각 강연했다.

조계종과 송광사는 내년 상반기 송광사성보박물관 개관에 맞춰 오불도를 원 위치인 불조전에 봉안하고, 마티엘리 부부와 포틀랜드박물관 관계자를 초청할 예정이다.

조계종 관계자는 “앞으로도 외국에 소재하는 도난 불교문화재를 적극 환수하기 위해 문화재청과 협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며, “이를 기반으로 도난 불교문화재 기증자 및 해외박물관과의 교류 협력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불도’는 순천 송광사 불조전에 소장돼 있던 것으로 ‘오십삼불도’ 중 하나이다. ‘오십삼불도’는 ‘십삼불도’ 2폭, ‘구불도’ 2폭, ‘칠불도’ 1폭, ‘오불도’ 2폭으로 구성돼 있었는데, 이번에 반환된 ‘오불도’는 송광사 불조전 왼쪽 출입문 벽에 걸려 있던 것이다. 오른쪽 출입문 벽에 걸려 있던 나머지 ‘오불도’ 한 폭은 현재 행방을 알 수 없다.

‘오십삼불도’는 《관약왕약상이보살경(觀藥王藥上二菩薩經)》에 근거해 조성한 불화로 송광사를 비롯한 일부 사찰에만 전하는 희귀 불화다.

포틀랜드박물관에 오불도를 기탁했던 마티엘리 씨는 이 불화를 1970년 초 서울 안국동 골동품점에서 구입했다. 목가구 서랍장에 형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구겨져 있던 오불도를 발견한 마티엘리 씨는 목가구가 팔린 뒤 방치돼 있던 오불도를 구입해 수리한 뒤 1985년 미국으로 가져와 2014년 프틀랜드박물관에 기탁했다.

‘오불도’는 국립문화재연구소가 2014년 7월 포틀랜드박물관에서 한국문화재 소장 현황을 조사하던 중 확인했고, 지난해 5월 조사 자료를 편집하던 중 도난 불화임이 밝혀졌다. 조계종은 문화재청을 통해 포틀랜드박물관에 ‘오불도’가 도난 문화재임을 알렸고, 포틀랜드 박물관의 중재로 그 사실을 알게 된 Mettielli 부부가 반환에 적극 동의함으로써 돌아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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