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9. 인욕과 용맹을 구족하신1) 석가여래2)께서는 오탁악세3)에서도 악한 중생을 교화성숙(敎化成熟)하시어, 악한 중생들이 수행을 잘 닦아 미륵부처님을 친견케 하셨도다. 중생들을 대신하여4) 큰 고통을 받으시어 미륵보처5)에 들게 하셨노라. -미륵성불경(彌勒成佛經)6)

230. 중생들이 악도(惡道)에서 해탈하게 하고 중생으로 하여금 몸의 집착에서 벗어나7) 수승하고도 묘한 법락(法樂)을 얻게 하신다. -자씨다라니경(慈氏陀羅尼經)

231. 온갖 유위법은 범부, 성인, 잘못된 견해와 번뇌집착(見着)의 업8), 인과의 이치이건 간에 법계에서 벗어나지를 못한다. 오로지 부처님 한 분만이 법계 밖에 머무시다 다시 법계 속에 들어오셔서 무명의 중생을 위해 모든 육도중생의 다른 과업의 차별을 끝없이 나타내 보이신다. -보살영락본업경(菩薩瓔珞本業經)

232. 선남자야, 비유하건대 여름에 구름, 우레, 번개가 일어나면 큰 비가 반드시 내려 온갖 곡식과 초목 모두 윤택함을 입게 된다. 여래께서도 오늘 이와 같아서 대니원(大泥洹)의 미묘하고도 비밀스러운 법운(法雲)을 일으키고 큰 법음을 울리니 감로의 법우(法雨)를 반드시 내려 중생을 안락케 하시니라.9)  -대반니원경(大般泥洹經)

233.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너희들 제천과 사람들을 가엽게 여김은 부모의 자식 생각보다도 깊다. 지금 나는 이 세상에서 부처가 되어 오악(五惡)을 항복받아 교화하며, 오통(五痛)을 없애며, 오소(五燒)를 끊으며, 선으로서 악을 다스려 생사의 고통을 뿌리 뽑고, 오덕을 얻어 무위에 편안히 오르게 하니라.10)  -무량수경(無量壽經)

234. 부처님께서는 진리로써 미혹을 몸소 건너셨으니 다른 사람도 미혹을 떠나게 하시고, 선정을 체득하셨으니 다른 이들도 선정을 얻게 하신다. 피안에 몸소 건너가셨으니 다른 이들도 피안에 건너게 하시고, 자신이 해탈하셔서 다른 사람들 역시 해탈케 하신다. 멸도를 얻으셨으므로 다른 사람도 멸도를 얻게 하신다. -장아함경(長阿含經)

[각주]
1)《미륵성불경》 가운데 미륵불이 석가여래를 찬탄하는 게송의 한 대목이다. 용수보살은 ‘계행을 지키는 공덕을 견고히 하기 위해서 인욕바라밀을 닦아야 한다’고 하였다. 인욕은 계행을 더욱 굳건히 하여 흔들리지 않게 한다. ‘용맹(勇猛, 摩訶薩埵)’는 ’많은 중생들 가운데서 가장 높은 우두머리‘ 혹은 ’물러서지 않고 돌아오지 않는 용맹스러운 마음(勇心)‘이라 풀이된다.
2) 원문은 ‘大道師’이다. 경전의 내용을 고려하여 번역은 ‘석가여래’라 한다. ‘大道師’는 󰡔법화경󰡕에서 4도사(四導師 : 上行·無邊行·淨行·安立行)라 하여 여러 보살(諸大菩薩) 가운데 상수(上首)라 하였다. 여기서는 구체적으로 부처님에 대한 찬탄의 명칭으로 사용되었다. 참고로 여래의 십호는 다음과 같다. 여래(如來) · 응공(應供) · 정변지(正遍知) · 명행족(明行足) · 선서(善逝) · 세간해(世間解) · 무상사(無上士) · 조어장부(調御丈夫) · 천인사(天人師) · 불세존(佛世尊) 등이다.
3) 오탁(五濁)은 말세의 다섯 가지 더러움이다. 첫째 겁탁(劫濁)이다. 사람의 수명이 차제로 감하여 기근(饑饉) · 질병(疾病) · 전쟁(戰爭) 등으로 입는 재액이다. 둘째 견탁(見濁)이다. 말법(末法)시대에 이르러 사견(邪見) · 사법(邪法) 등에 의한 다툼과 부정한 사상의 성행을 말한다. 셋째 번뇌탁(煩惱濁)이다. 혹탁(惑濁)이라고도 하는데, 마음이 번뇌에 가득하여 흐려짐을 가리킨다. 넷째 중생탁(衆生濁)이다. 유정탁(有情濁)으로도 불린다. 악행만을 거듭하여 인륜 도덕을 외면하고 나쁜 결과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다. 다섯째 명탁(命濁)이다. 수탁(壽濁)이라고도 한다. 인간의 수명이 차례로 단축하는 것을 의미한다.
4) 원문은 ‘荷負’이다. 그 뜻은 ‘짊어지다’ 혹은 ‘대신하다’는 의미로 ‘擔負’ 혹은 ‘擔任’으로 쓴다. 여기서는 ‘대신하여’라는 말로 번역한다.
5)《미륵성불경》 해당 대목의 전후 맥락을 살펴 ‘미륵보처’라 여기서는 번역한다. 영원한 즐거움이 있는 열반의 뜻을 가진 ‘常樂無爲處’라 《불교대전》에 기재되어 있다. 《미륵성불경》 경론 원전에서는 ‘저들을 내가 있는 곳으로 오게 하시니 37보리법과 열반도로 장엄된 12인연을 설하리라.’로 되어있다.
6) 구마라집 법사 번역의 《佛說彌勒大成佛經》 가운데 미륵불(彌勒佛)이 석가모니불(釋迦牟尼佛)께 향한 찬탄의 게송에 해당하는 내용이다. 경론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忍辱勇猛大導師 能於五濁不善世 教化成熟惡眾生 令彼修行得見佛 荷負眾生受大苦 今入常樂無為處 教彼弟子來我所 我今為汝說四諦 亦說三十七菩提 莊嚴涅槃十二緣 汝等宜當觀無為 入於空寂本無處.”
7)《자씨다라니경》 가운데 석가여래가 미륵보살에게 말한 대목이다. ‘미륵보살이 큰 위신력과 가장 높은 공덕을 다 갖추어’라는 대목이 생략되었다. ‘惡趣’는 ‘나쁜 일을 지은 탓으로 장차 태어날 곳’이라는 뜻이며 여기서는 이해하기 쉽게 ‘惡道’로 번역한다. ‘轉身’이 언급된 《자씨다라니경》 해당부분의 경전 원 내용은 ‘轉身當得受勝妙樂’이다. 여기서는 ‘몸의 집착에서 벗어나’로 번역한다.
8)《보살영락본업경》의 ‘見’과 ‘着’이라는 두 가지 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해하기 쉽게 ‘잘못된 견해와 번뇌집착’으로 풀이할 수 있는데, 잘못된 견해 7종과 여기에 따라 일어나는 번뇌집착에 6종이 있다. 7견은 사견(邪見, 선악과 인과 이치를 무시), 아견(我見, 늘 머무는 我가 있다고 고집), 상견(常見, 몸과 물건들의 무상함을 믿지 않음, 단견(斷見. 윤회를 믿지 않고 단멸한다고 독단) 계도견(戒盜見, 그릇된 계를 올바른 계라고 믿고 닦음), 과도견(果盜見, 바른 수행의 인과를 몰라 작은 과보를 큰 과보로 잘못 앎), 의견(疑見, 我와 無我 / 常과 無常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의심) 등이다. 6종의 착심(著心)은 탐착심(貪), 애착심(愛), 진착심(瞋), 치착심(癡), 욕착심(欲), 만착심(慢) 등이다.
9) ‘니원(泥洹, nirvāṇa)’은 열반나(涅槃那)라고도 음역한다. 모든 번뇌의 속박에서 해탈하고, 진리를 궁구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大泥洹’은 부처님의 대반열반(大般涅槃)을 뜻하는 것이다.
10) 5계를 어긴 5악(살생, 도적질, 음행, 거짓말, 음주)을 지은 이가 현세에 지옥에 들어가서 형벌을 받는 고통(不仁, 不義, 不禮, 不智, 不信)을 5통이라 한다. 5소는 5악(惡)을 지은 이가 죽은 후에 3악도(惡途)에 떨어져 고통을 느끼는 것을 뜻한다.

-한국불교선리연구원장

저작권자 © 불교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