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난 문화재를 은닉해온 전 사립박물관장 모씨로부터 회수한 해남 대흥사 목조아미타여래삼존좌상. <사진=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1989년부터 1993년 사이 전국 6개 사찰에서 도난당한 불보살상 11점이 회수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1989년 9월 25일 완주 위봉사에서 도난당한 불상 등 11점을 무허가 창고 등에 숨겨온 전 사립박물관 관장 A씨(75)와 이를 알선하려 한 전 사립박물관 국장 B씨(47) 등 2명을 문화재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검거했다”고 11월 3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불상 11점을 알 수 없는 업자에게 산 뒤 포장해 박물관 부지 내 무허가 창고 등에 숨긴 혐의를 받고 있다. A씨가 숨긴 불상 11점은 지난 4월 B씨가 사찰 등에 팔려다 범행이 발각되면서 회수됐다.

A씨는 “도난당한 것인지 모르고 1991~96년 경 사망한 문화재 매매업자로부터 1억 7500만 원에 구입했다”며 선의취득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은 대흥사 목조아미타여래삼존좌상에 제작 시기, 소유 사찰 등이 기록된 ‘개금중수기’가 있음을 확인하고도 A씨가 조사·연구 없이 무허가 건물에 장기간 불상을 숨긴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번에 회수된 불교문화재는 조선 중기부터 후기까지 제작된 것들이다. 완주 위봉사 목조관음·지장보살입상의 경우 선조 38년(1605) 조각승 원오 스님이 위봉사 북암에서 ‘익산 관음사 목조보살입상’과 함께 조성한 것이다. ‘익산 관음사 목조보살입상’은 보물 제1842호로 지정돼 있다. 대흥사 목조아미타여래삼존좌상은 17세기 후반부터 18세기 초반까지 활동한 조각승 색난이 천신, 충옥 등 다른 수화승과 함께 현종 11년(1670) 조성한 작품이다.

경찰은 “위봉사 목조관음·지장보살입상과 대흥사 목조아미타여래삼존좌상은 시대, 규모, 작품성 등으로 보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할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작품”이라며 “문경 운암사 목조관음·대세지보살좌상, 장수 팔성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 군위 법주사 목조관음·대세지보살좌상, 여수 용문사 목조관음보살좌상 등 함께 회수한 다른 불상들도 조선 후기 불교조각의 양식적 특징, 조작승의 계보 등 연구에 매우 중요한 작품”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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