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원전은 지진 6.5 이상의 강도에 견디도록 설계됐지만 설계대로 시공됐는지 확인된 바 없고, 십 수 년이 지나는 동안 내진 성능을 유지하고 있는지 조사하지 않았습니다. 지질학자에 의하면 향후 6.5 이상의 지진이 올지 말지는 모르는 일이라고 합니다. 여기까지 ‘팩트’입니다. 지진에 의한 원전사고를 우려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김익중 동국대 의대 교수(불교환경연대 공동대표)가 원전 안전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김 교수는 11월 21일 오후 5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회의실에서 열린 탈핵토론회 ‘지진은 말한다, 잘가라 핵발전소!’에서 기조발제를 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핵발전소는 모두 진도 6.5 이상에 견디도록 설계되어 있는데, 지난 지전으로 5.0이상의 강진이 일어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새로 대두됐다”면서 “원자력계 입장에서는 원전을 모두 가동 중단해야 하는 지점에 와있다”고 주장했다.

▲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와 불교생태콘텐츠연구소는 21일 탈핵토론회 '지진은 말한다, 잘가라 핵발전소!'를 개최했다.

김 교수는 이어 원전 사고 발생 시 일어날 일을 예측했다. 그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예로 들면서 “국토의 오염은 농산물 오염으로 이어지고 이는 밥상 오염으로 귀결된다. 일본보다 국토가 좁은 한국의 경우 사고가 나면 한국 전체가 오염되는 것이고 방사능이 반감되는 300년간 100% 오염된 밥상을 매일 먹어야 한다는 이야기”라며 “한국에서는 절대로 사고가 나면 안 되지만 한국에서 완벽한 원전 안전이 가능하냐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을 확률이 많다”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세계의 원자력발전 및 신재생에너지 활용 추이를 소개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원전을 계속 증설함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선진국들이 원전에서 손을 떼고 있기 때문에 전체 원전 개수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신규원전이 없을 경우 20년 후에는 현재 450여 개소에서 150~200개 원전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세계적으로 원자력은 사양산업이며, 수십 년간 선진국들은 원전을 줄이는 한편 풍력과 태양광 신규 발전 설비를 증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전기생산 중에 재생가능한 에너지의 비중은 2014년 기준 세계 평균 22.8%로 나타났다. 우루과이의 경우 재생가능에너지의 비중이 84.0%에 달하고, 뉴질랜드 80%, 오스트리아 68.1%, 스웨덴 61.8%를 기록했다. 일본과 인도는 각각 12.0%로 낮은 수치다.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 비중은 0.7%, 세계 꼴지이다.

▲ 기조발제에서 탈핵의 중요성을 강조한 김익중 교수.
김 교수는 “재생에너지는 안전하고 고갈되지 않고 국산이라는 장점이 있다”면서 “우리나라 국토에 떨어지는 햇볕의 2%만 활용해도 원전이 생산하는 모든 용량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고 6%만 만들어도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에너지 전체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탈핵으로 가야한다. 어떻게 가야하느냐 하면, 전세계 유행 따라 따라가면 된다”며 “세계적 추세를 따르면 한국의 탈핵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의 기조발제에 이어 이상홍 경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과 정수희 에너지정의행동 상임활동가가 각각 경주와 부산의 탈핵운동 활동경과를, 이영기 변호사가 월성과 고리 관련 소송 진행상황을 공유했다. 토론회 2부는 원불교, 천주교, 청년세대의 탈핵활동으로 이어졌다.

한편 이번 토론회는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위원장 혜용 스님)와 불교생태콘텐츠연구소(소장 최원형)가 공동주최하고 서울시원전하나줄이기, 태양의학교, 조계종환경위원회가 후원했다. 행사 후에는 ‘잘가라 핵발전소 100만인 서명 불교공동행동’ 10만인 서명 선언식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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