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를 통해서다. A 채널을 비롯하여 종편에서 여러 차례 방영도 된 내용이다. 1980년 5. 18 광주 민주화 운동에서 북한군이 개입됐다는 일련의 정황이 꽤나 알려졌다. 당시 그 사태에 참여했다는 귀순 북한군의
구체적 증언들이 나와서다. 그런데 정작 이에 대해 세간에서는 무반응이다. 그런 이야기들은 조작된 허언에 불과하다고 간주해서인가. 정치권에서도 이렇다 할 만 한 언급이 없다. 허나 만일 종편에서 고백된 증언자들의 진술이 거짓이라면, 이들은 고발 조치되어야 마땅하다. 민주운동에 대한 커다란 모욕이요, 명예훼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고 있다. 혹여 이런 일이 사실로서 만천하에 드러나게 되면, 수습할 수 없는 혼란의 사태가 도래될 것이 두려워, 정치인들은 입을 다물 수밖에 없는 입장 때문인가. 이상한 일이다. 이 정도 중량의 일 같으면, 분명 특별 진상조사위원회 같은 것이 만들어져서 반드시 그 ‘역사’를 재조명해야 될 터인데. 전두환, 노태우 비자금 사건 보다 더 충격적인 일인데.

유튜브에선 이런 사실도 공지된다. 이미 2014년도에 미국 연방의회 조사국(CRS)의 폭로에 의하면 “김대중이 6.15 남북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8억 달러를 김정일에게 전달했으며 김정일은 그 돈으로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에서 전투기, 탱크를 사가지고 왔으며 파키스탄에서 핵 물질과 기술을 도입하는데 사용했다.”미 의회 조사국 한반도 담당 수석연구위원 래리 닉스 씨는 “김대중 정부가 1999년-2000년 6월 사이에 북한 김정일에게 비밀 방식을 통해 10억 달러를 제공했다.‘고 폭로했다. ”1998년-2008년까지 한국의 북한에 대한 경제지원은 70억 달러에 달하며 여기에는 29억달러의 현금이 포함되어 있어 매우 위험한 지원을 했다.’는 것이다. 우리가 지원한 돈 가운데 해외에서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위해 북한이 15억 달러 상당의 장비와 원료를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대중-노무현 정권에서 북한에 지원한 돈이 결국 핵무기를 개발하는데 크게 일조했다는 증언이다. 그런데 이런 소식을 모를 리 없는 우리 언론에서는 이런 내용을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 우리 언론은 중국 환구시보에 나온 쓴 소리는 곧잘 알려주는데 말이다. 이상한 일이다. 지난 정권에서 이런 공금 비리가 감지될 것 같으면, 이미 청문회를 가동시켜 그 진실이 밝혀졌어야 될 일인데. 언론도 무반응이고 여야 정치인들 역시 무반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러던 중 최근 jtbc 뉴스에 나온 대북송금내역을 보고는 매우 수상쩍다는 생각이 더해졌다. jtbc는 역대정권 대북송금 내용이라며, 김영삼 대통령이 36억, 김대중 대통령이 13억 4500만원, 노무현 대통령이 14억 1000만원, 이명박 대통령이 16억 8000만원이라고 보도했다. 김대중-노무현 정권에서 외려 더 적게 보냈다는 강조의 내용이다. 반면 일전에 진영의원은 김영삼 정부에선 2266억원,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에서 각기 2조 7028억 원과 5조 6777억 원이고, 이명박 정부에선 2113억 원이라고 주장했다. 이도 어떤 사실과 근거에서 나온 자료일 터. 그렇다면 이런 정황을 모를 리 없는 jtbc는 어떻게 해서 그런 차이가 나는지에 대해서도 밝혔어야 옳다. ‘쌍방교역’내용만이 그렇다는 것을 강조하려고 그리 표기한 것인지. 아니면 이런저런 실상을 덮어버리려고 그렇게 보도한 것인지. 알 길이 없다. 아니면 말고 식의 보도인가. 만일 나중에 이런 보도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혀지면, 이는 국민을 우롱했거나 모종의 음모가 개입된, ‘의도적인’ 보도로 간주될 수밖에 없다.

요즘 박근혜 정부는 아주 절박한 상황에 처해있다. 국정수행의 그 엉터리 같은 ‘과정’ 또한 미스터리다. 참으로 소통부재의, ‘공주병’에 걸린 대통령이라는 인상을 주고 있다. 하지만 이 혼란 속에서 과연 이 나라를 책임지고 이끌어나갈 만한 사람이 있나. 잘 보이지 않는다. 이해타산에만 능한 정치인들은 대개 비겁하거나 제 공명심이나 영달만을 목표로 삼기에 바쁘다. 수시로 국민의 이름을 팔며, 상대를 굴복시키려는 구시대의 진영논리에 빠져있다. 이념적 나르시시즘에 빠져있다. 국민들은 사실 무엇이 참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알기 어려울 때가 많다. 해서 분파적이거나 선동적인 모략에 능한 집단들이 흘리는 유언비어에도 쉽게 흔들릴 여지가 많다.

불자라면 어려운 때일수록, 무리에 휩쓸리며 ‘적’을 짓밟아버리려는 파괴적 충동에 앞서, 평정의 마음으로 일련의 사태를 지켜보며, 나라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 무엇이 올바른 선택인지, 냉정하게 괴로워하는 마음을 가져봄직 하다.

-시인 · 블레스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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