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서 스님.

“상을 받을만한 일을 한 게 없습니다. 앞으로 더 좋은 일을 많이 하라는 경책이자 장군죽비로 알겠습니다.”

재단법인 대한불교진흥원(이사장 김규칠)이 주최한 제14회 대원상 출가부문 포교대상에 선정된 천호월서희망재단 이사장 월서 스님이 이 같이 말했다. 월서 스님은 11일 오후 2시 마포 다보원에서 열린 제14회 대원상 시상식에서 수상소감을 밝혔다.

월서 스님은 먼저 대한불교진흥원을 설립한 고 장경호 거사를 회고하면서 “크나큰 원력과 신심으로 한국불교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재단 설립 당시 내가 처음으로 조계종 총무원 재무부장 소임을 봤는데, 1~2년 동안 예산을 진흥원에서 전액 지원한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진흥원은 군포교와 불교성전 등을 간행하고 불교계 숙원사업이었던 불교방송을 운영했으며 대원상을 제정해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 있다”면서 “지금까지는 내가 뚜렷하게 상을 받을 수 있는 일을 한 것이 없다. 상을 받은 것을 계기로 장군죽비 삼아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월서 스님이 이사장을 맡아 운영하고 있는 천호월서희망재단은 동남아 오지 학교건립과 장학금 지원 등 국제구호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스님은 “현장에 가서 보니 1불 가지고 일주일을 살고 이런 일들이 많아 처참해서 (국제구호) 생각을 냈다”며 “포교나 모든 중생교화는 좋은 일을 많이 하고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과 같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평생 간화선 수행을 해온 월서 스님은 수행과 사회적 회향이 함께 이뤄져야 하는 것으로 봤다. 스님은 “내가 하는 일이 일생동안 수행이었는데, 수행과 구호활동과 서예는 다 같은 맥락이고 똑같이 생각하면 된다”며 “결과적으로는 깨달음으로 가기 위한 길”이라고 말했다.

천호월서희망재단 운영에 대해서는 “앞으로 내가 이 세상에 없더라도 영원히 좋은 일을 해나갈 수 있게 제도적으로 만들어갈 생각”이라며 “내 나이가 여든 세 살이다. 국제구호는 이제부터 시작이고, 남은 생 좋은 일만 하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 11일 마포 다보원에서 열린 제14회 대원상 시상식에서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서 출가부문 특별상을 받은 미황사 주지 금강 스님은 “템플스테이는 혼자 하는 일이 아니라 전국 110여 개 사찰에서 다들 열심히 해나가고 있다”면서 “앞으로 세계적인 콘텐츠로 발전시키고 각 사찰이 역할하는 데 힘을 실어주기 위해 상을 준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강 스님은 상금 500만 원 전액을 달라이라마방한추진위원회 활동에 사용하겠다고 밝히면서 “내가 하는 포교가 ‘삽질’이라면 달라이라마 존자가 방한하는 것은 ‘포크레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가부문 특별상을 수상한 김원수 바른법연구원 이사장은 “잘 알려지지 않은 우리 단체에 상을 줘서 감사하다. <금강경>을 공부하면서 부처님 말씀과 공부의 당위성, 필요성, 실용성, 위대성을 느꼈다고 회원들과 포교를 하면서 새롭게 태어난 불자들을 보게 된다”며 “새로운 패러다임의 포교를 계속해나갈 것을 이 자리를 빌어 말씀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종해 전국병원불자연합회 상임이사는 류재환 회장을 대신해 특별상을 수여받았다. 그는 “회원들 모두가 각자 바쁜 직무에도 불구하고 시간과 노력을 내어 의료봉사를 하고 있다”며 “대원상 수상에 걸맞은 의료봉사와 자비나눔을 꾸준히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장려상을 수상한 김영희 녹운회 회장은 “24년 전 동산불교대학 1기 동문들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기 위해 설립한 단체로, 어려운 기관을 방문해 봉사하는 맑은 마음을 가진 불자들을 부처님께서 격려해 큰 상을 받게 됐다”면서 “향후 영유아를 돌봐 사회에 진출할 때까지 후원하는 시설을 설립하려는 원력을 다시 한 번 다져본다”고 말했다.

회화 페인팅 ‘Manda_La_명상의 시간’으로 콘텐츠 우수상을 수상한 오숙진 작가는 “지난 몇 년간 부처님 말씀을 공부하고 그림으로 작업한 노력들을 불자들에게 격려 받고 인정받아 기쁘다”면서 “내년도에 계획하고 있는 만다라 전시를 갤러리가 아닌 다른 공간에서 할 수 있는지 찾고 있다. 주위를 살펴 소개해달라”고 당부했다.

조계종 총무원으로부터 ‘해종언론’으로 지정된 지 꼭 1년을 맞은 <불교포커스> 팟캐스트 ‘이미령의 책잡히다’는 콘텐츠 장려상을 수상했다. 신희권 <불교포커스> 대표는 “2006년 재가부문 대상을 받은 지 10년만에 또 ‘틀리지 않게 일해 왔다’고 칭찬받고 격려받는다”면서 “‘해종언론’ 조치를 언론의 건강한 비판기능을 잘 하고 있다는 훈장으로 여기고 있다. 비평 말고도 미래를 위한 콘텐츠를 칭찬 받았으니 양 날개로 잘 날고 있다고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고 말했다.

앞서 김규칠 대한불교진흥원 이사장은 “요새 우리나라가 격랑에 휩쓸리고 있고 세계적으로도 미국 대통령이 변화하는 등 파도가 출렁거리고 있다”며 “대립과 분열, 혼란 속에 있을 때일수록 넓은 마음으로 끌어안으며 나아갈 방향과 깊이를 생각하는 일에 대원상이 조그마한 디딤돌과 격려가 됐으면 한다”고 인사말을 했다.

▲ 포교대상 출가부문 대상을 수상한 월서 스님과 김규칠 이사장.
▲ 출가부문 특별상을 받은 미황사 주지 금강 스님과 김규칠 이사장.
▲ 재가부문 특별상을 수상한 바른법연구원 김원수 이사장이 김규칠 이사장에게 상패를 받고 있다.
▲ 정종해 전국병원불자연합회 상임이사가 재가부문 특별상을 수상하고 있다.
▲ 김영희 녹운회 회장이 재가부문 장려상을 받고 있다.
▲ 콘텐츠 우수상을 수상한 오숙진 작가와 김규칠 이사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팟캐스트 '이미령의 책잡히다'로 콘텐츠 장려상을 수상한 <불교포커스> 신희권 대표와 진행자 이미령 씨, 김규칠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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