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하지만 소담한 밥상만큼 밥 먹는 순간을 행복하게, 또 설레게 하는 것이 있을까. 재료가 희귀하거나 모양이 화려하거나 맛이 자극적이지 않아도 사찰음식이 뭇 세간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절제된 재료와 채소만으로 만들어 내는 사찰의 맛이 《생각보다 쉬운 사찰밥상 : 집에서 만들어 스님처럼 먹다》 책 한 권에 오롯이 담겼다. 1세대 사찰요리 전문가인 홍승 스님이 ‘하안거(봄여름)’ 상차림과 ‘동안거(가을겨울)’ 상차림, 열 가지 종류의 장아찌와 손님상차람에 좋은 사찰음식 10선을 소개한다.

육식을 하지 않는 사찰에서 단백질을 보충하기 위해 버섯과 두부를 주로 먹는 것은 이미 알려졌다. 이 책에서는 고기 없이도 기존의 음식과 비슷한 질감의 맛을 표현하는 방법을 일러준다. 탕수육 대신 표고버섯탕수이, 짜장면 대신 녹차짜장면, 육수 대신 채수를 만드는 비법을 공유함으로써 사찰의 이른바 ‘슬로푸드’, ‘미니멀 밥상’을 가정의 식탁으로 옮겨올 수 있게 한다.

홍승 스님이 소개하는 취나물잡채, 가지새싹전, 두부소박이 등 사찰음식으로 차리는 손님상은 어디에서도 맛보기 힘든 나만의 특별한 요리가 될 수 있을 것이고, 다른 찬이 없더라도 하나만 있으면 반찬이 되는 각종 장아찌류도 우리 집 ‘비장의 요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간단하지만 제대로 챙겨 먹고 싶은 1~2인 가구, 환경과 가치를 우선으로 생각하는 사람, 속은 든든하되 몸은 가뿐하게 먹고 싶은 사람, 아이들 먹거리를 고민하는 주부나 워킹맘은 물론 특별한 손님상을 차리고 싶은 사람이나 매 끼니 반찬이 고민인 사찰 공양주에게도 유용한 요리정보책이 될 것.

담앤북스 | 15,000원

저작권자 © 불교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