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9. “불자야! 보살마하살이 열 가지 종류로 중생을 관찰하사 대비를 일으키신다. 열 가지 종류는 무엇인가? 중생이 의지할 것도, 믿을 것도 없음을 관찰하시어 대비를 일으키신다. 중생이 불성을 조화롭게 따르지 못함을 관찰하시어 대비를 일으키신다. 중생이 가난하고 선근1)이 없음을 관찰하시어 대비를 일으키신다. 중생이 긴 밤에 잠자는 것2)을 관찰하시어 대비를 일으키신다. 중생이 선하지 않은 법을 행함을 관찰하시어 대비를 일으키신다. 중생이 욕망에 구속되어3) 얽혀 들어감을 관찰하시어 대비를 일으키신다. 중생이 생사의 바다에 빠짐을 관찰하시어 대비를 일으키신다. 중생이 질병에 오랫동안 걸려있음을 관찰하시어 대비를 일으키신다. 중생이 선한 법을 행하고자 함이 없음을 관찰하시어 대비를 일으키신다. 중생이 여러 부처님의 가르침을 잃어버림을 관찰하시어 대비를 일으키신다. 보살은 항상 이러한 마음으로 중생을 관찰하신다.” -화엄경(華嚴經)

210. 보살은 큰 자비심으로 몸을 삼고, 큰 자비심으로 문을 삼으며, 큰 자비심으로 머리 삼으며, 큰 자비법으로 방편을 삼아 허공에 가득차 있다. -화엄경(華嚴經)

211. “선남자야! 보살은 대비의 방편으로 모든 세간에 들어가 깨치지 못함을 개발4)하며, 여러 형상과 역순의 경계를 드러내어 그것과 더불어 같은 일을 하여 교화성불하게 하니, 시작도 없는 아득한 때의 맑고 깨끗한 원력을 의지함이다.” -원각경(圓覺經)

212. “일체중생이 병들면 이로 인해 나도 병이 든다. 만약 일체중생의 병이 사라지면 나의 병도 역시 사라진다. 이유가 무엇인가? 중생을 위하여 생사의 세계에 들어갔으니, 생사가 있는 한 병이 있다. 만약 중생이 병을 떠나면 보살도 역시 병이 없어진다. 비유하건대 장자가 외아들이 있어 그 아들이 병들면 부모 역시 병들고, 만약 아들의 병이 나으면 부모 역시 낫게 된다. 보살도 이와 같아서 중생을 사랑함이 자식과 같아, 중생이 병들면 보살도 역시 병들고, 중생의 병이 나으면 보살도 역시 낫게 된다. 보살의 병은 대비(大悲)로 생기는 것이다.” -유마경(維摩經)

213.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이르시기를 “비유하건대 좋은 의사가 여러 병을 치료할 때 국왕, 대신, 장자, 거사 그리고 일체 가난한 백성들이 어떻게 능히 모든 병으로부터 떠나게 하겠는가 하는 생각을 항상 하는 것과 같다. 보살도 항상 중생에게 대비심을 일으키고, 평등한 뜻을 내어 일체 중생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어 행하게 하여 끊어지지 않게 하신다. -이업장경(離業障經)

214. 사리자야. 모든 보살들의 대비는 다함이 없다. 어떤 연유인가? 일체에 선도(先導)가 되는 까닭이다. 비유하건대 사람의 목숨이 호흡의 나고 듦이 선도가 되는 것 같이 대승법문의 광대한 보집(普集)5)도 이와 같아서 보살의 대비가 선도가 된다. -무진의보살경(無盡意菩薩經)

215. 모든 보살은 비심(悲心)6) 이 견고하여, 일체중생을 구도할 때에 조금도 괴로워하는 마음이 없으며, 만약 구도한 연후에는 조금도 구했다는 생각이 또한 없으시다. 모든 중생을 버리지 않고, 어려운 일을 힘들여 행하신다. -신력법문경(信力法門經)

[각주]
1)선근(善根): 좋은 과보를 받을 좋은 인(因)이란 뜻. 착한 행업의 공덕 선근을 심으면 반드시 선과(善果)를 맺는다 함.
2)수면(睡眠);의식이 깊이 자는 것을 수(睡), 5식(識)이 캄캄하여 작용하지 않는 것을 면(眠)이라 함.
3)욕박(欲縛): 오욕(五欲)의 결박
4)개발(開發, saṃcodaka): 남을 깨닫게 하는 것 또는 그렇게 하는 사람. 각오(覺悟)라고도 한역한다.
5)보집(普集): 널리 닦아서 공덕이 몸에 모이도록 하는 것.
6)비심(悲心, karuṇā): 사무량심(四無量心) 중 하나. 중생을 고통에서 구해 주고 그들이 최상의 깨달음을 성취하도록 도와주려는 마음. 자비심(慈悲心)과 동일한 뜻으로 쓰이기도 한다. 중생의 괴로움을 함께 괴로워하는 마음으로 그것에서 벗어날 길을 일러주는 것을 말한다.

-한국불교선리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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