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선후배 교수님, 14대 교협회장을 맡았던 국어국문문예창작학부 한만수입니다.

아시다시피 교협은 그동안 보광스님의 표절과 무능행정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해왔습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총장의 당연직 이사제도 유지를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황우석 박사를 석좌교수로 초빙하려던 시도를 최대한 조용하게 좌절시켰습니다. 탱화절도 의혹에도 불구하고 연임하려던 이사장스님의 연임도 막아냈습니다. 학문의 전당으로서 동국대의 명예 추락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감히 자부합니다.

이 모든 것은 여러 선후배 교수님들이 모든 것은 여러 선후배 교수님들의 지지와 성원 덕분입니다. 힘들고 외롭다고 느낄 때마다, 교정에서 반갑게 손 잡아주시고 뜻깊은 눈인사라도 해주시고, 고비 때마다 성금까지 모아주신 여러 교수님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회장을 맡을 때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학내 사태가 벌어지면서 임기 2년 동안 참 많은 일들을 겪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폭행혐의로 피소되고, 해임무효 소송을 벌일 수밖에 없게 되어, 난생처음 법정출입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두 개의 소송 모두, 조금 시일은 걸리겠지만, 사법부에서 제 결백을 입증해주리라 확신합니다.

가장 가슴 아픈 일은, 학생의 50일 단식을 제가 사주했다는 "죽음의 사주" 혐의를 징계위원인 동료교수가 제기했던 일입니다. 또한 제가 누구누구의 사주를 받아 활동한다는 루머를 조직적으로 퍼뜨린 분들도 계셨습니다. 아무런 근거 없이 이런 식의 루머를 퍼뜨리는 일은 대학의 존재이유에 대한 부정이라 생각합니다. 주체적으로 판단하고 결정하고 실천하는 일 없이 학문과 교육이란 불가능하지 않습니까. 그러니 교수대표와 학생대표가 모두, 꼭두각시처럼 누구의 사주에 의해 행동했다는 주장은, 우리 대학에 대한 심각한 모욕이라 생각합니다. 저와 학생대표들에 대해 그리 생각하고 루머까지 퍼뜨린 분들은, 우주 속의 단독자로서 ‘유아독존’으로 살아가라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되새겨보시기를 간곡히 권유합니다.

저와 함께 일해오던 권승구 부회장께서 제15대 교수회장으로 당선되셨습니다. 교수님들의 90%가 넘는 지지였으니 마음 든든합니다. 제15대 교수협의회와 권승구 신임회장님께 더 많은 성원을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끝으로 스님 이사 수의 절반 이하 축소, 총장 선임방식의 민주화 등 전체교수총회의 만장일치 결의사항을 성취하지 못한 점에 대해 대단히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하지만 이런 문제들이 학내의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는 것만은 성과라고 판단합니다. 문제의 소지가 어디에 있는지를 제대로 진단하지 못하면, 처방도 제대로 나올 수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모든 무거운 짐을 넘기게 된 차기 집행부에 대해서도 송구하다는 말씀을 전하면서, 미력이나마 전력을 다해 돕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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