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은 지난 23일 프랑스에 있던 ‘고성 옥천사 시왕도(보물 제1693호)’ 가운데 ‘제2초강대왕도’를 환수했다고 발표하였다. 조계종과 문화재청이 2014년 10월 ‘불교문화재 도난 예방 및 회수를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2015년 7월 미국인이 소장하고 있던 ‘동악당재인대선사진영’을 회수한 이후 해외문화재 환수로는 두 번째다.

‘제2초강대왕도’는 지난 1976년 도난당한 뒤 프랑스인이 1981년 인사동 고미술상으로부터 구입하여 보관하다가 지난 5월 프랑스 기메박물관에 작품을 판매하겠다고 의사를 밝힌 후 박물관측과 문화재청, 조계종이 협의하여 유상기증형태로 환수를 하였다고 한다.
해외문화재 환수를 위한 조계종의 노력에는 박수를 보내지만 해외로 나간 문화재나 국내에서 도난된 문화재 현황을 보면 해외 문화재의 환수와 더불어 현지 활용도 깊게 고찰을 해보아야 한다.

이에 대해 지건길 국외문화재재단 이사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해외에 있는 우리 문화재는 구입이든 기증이든 무조건 돌려 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높았는데 무조건 환수보다는 현지활용에 초점을 두고 싶다”고 밝혔다.

2016년 6월 30일 문화재청이 발표한 주요업무통계 자료집에 의하면 국외문화재 현황은 20개국에 164,454점이라고 한다. 일본이 71,375점으로 가장 많고 미국이 45,234점, 독일이 10,940점이고 이외에도 1,000점 이상 우리 문화재를 가지고 있는 나라는 중국, 영국, 러시아, 프랑스, 대만, 캐나다, 오스트리아, 덴마크, 네덜란드, 카자흐스탄이 있다. 이중 환수된 문화재는 12개국 9,970점으로 6%에 불과하다.

2011년 이후에도 적지 않은 국내문화재가 도난을 당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소속 송기석 국민의당 의원이 27일 문화재청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1년 이후 현재까지 도난당한 문화재는 지정문화재 192점, 비지정문화재 5407점 등 총 5599점이라고 밝혔다. 반면, 회수된 문화재는 비지정문화재에서만 총 118점으로 회수율은 2.1%에 불과했다.

해외문화재나 국내문화재 도난은 불법적이고 은밀한 경로로 이루어져 반출 경위를 알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국내 문화재의 경우 도난 문화재가 거래되는 시점에서 찾을 수가 있지만 해외로 나간 문화재의 경우 소장자가 합법적인 구입을 주장하거나 시장에 내놓지 않으면 환수할 길이 없다. 도난이나 약탈임이 밝혀진 문화재는 환수해야하지만 그런 경위가 불분명할 경우에는 무조건적인 환수를 주장하기 보다는 현지 정부, 박물관등과 협의하여 국보급 문화재의 경우 원 소유자가 대한민국, 사찰의 소유임을 밝히고 흩어진 문화재를 모아서 전시회를 하는 등 현지 활용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문화재 도난과 해외 유출은 문화재청의 업무통계에서 보듯이 지금도 진행형이다. 국고 지원을 통해 문화재에 대한 도난 방지시설이 갖추어졌는데도 불구하고 도난 사고가 왜 근절되지 않고 끊임없이 발생하는지, 정부기관인 문화재청의 대책마련과 반성이 필요하지만 실제 소유를 하고 있고 해마다 국민의 세금을 지원 받아서 문화재를 유지보수하고 있는 불교계도 관리소홀에 대한 책임을 느끼고 대책과 관리자에 대한 처벌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조계종 산하 불교문화재연구소는 지난 2002년부터 2013년까지 정부의 지원을 받아 전국사찰소장 불교문화재에 대한 기초조사를 하여 전국 3,400여개 사찰에서 총 163,300여점에 이르는 불교문화재를 목록화하여 문화재 도난 및 훼손에 대비하고 있다고 발표하였다. 문화재청 업무 통계에 의하면 불교관련 국가지정 문화재가 1,451점이라고 하니 거의 대부분이 비지정 문화재이다. 이에 대한 도난과 해외유출 방지에 대해서 불교계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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