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해방이후 50대 이상의 어른을 보고 하늘로부터 각별한 소명을 부여받은 특별한 존재라 한다면, 선뜻 인정하시겠는가. 
   하지만 극한상황을 극복, 완전히 새로운 지평을 열어젖혀야 히는 숙명을 누가 부정하랴. 절대빈곤과 상대빈곤을 이겨내는 기록 경신이 그들의 운명인 것을. 

   배고팠던 나라가 우리만은 아니었는데 어른들은 자식들과 ‘먹고 살기 위해’서 달렸다, 부모 등 너머로 삶을 배운 자식은 ‘더 잘 살기 위해’ 내달려 최단기간에 선진국 문턱에 올라섰지만, 그만 첫 단추를 잘못 꼈다. 길이 하나뿐이라니. 하여 길 위는 상시전쟁 중. 
   가질 수 없는 게 많으면 할 수 있는 게 없어져서 무언가 될 수도 없다는 현실 인식은 마음이 녹슨 표시다. 정말 안심과 자만, 질투, 분노, 탐욕으로 노후를 사용하려는가? 

   이제 할 일이 딱 하나 남았다. 하늘에는 따로 길이 없어서 내면상황이 바로 길이다. 
   그러니 빈들에 서라. 빈손에 담긴 충만으로 지금 여기가 행복한 새 경지를 살라. 일용할 양식 외의 욕심은 휴지통에 넣고 말끔히 비우면 봉인된 마음의 미시세계가 열릴 것이다. 혹시 아는가. 이번 생 청정淸淨(7)에 가닿을지? 영성을 보살피면 그 순간 하늘과 땅, 두 세계는 하나다. 꼭 경험하라.

엄도경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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